조깅때 입는 중량조끼, 근력 강화 효과…뼈 건강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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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7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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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깅 열풍이 거세다. 저녁 산책로는 걷는 사람을 피해 빠르게 달려가는 러너를 쉽게 볼 수 있다. 중량 조끼를 입은 주자도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량 조끼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몸무게에 몇 킬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체중 감량과 근력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몸에 하중을 더하면 칼로리 소모가 커지고, 걷기나 조깅 같은 활동을 할 때 근육에 더 큰 저항을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점”이라고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벤저민 고든 조교수(응용생리학·운동학)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중량조끼 시장은 2024년 1억 9900만 달러(2768억 원)에서 2031년 3억 1300만 달러(4354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량 조끼는 원래 군대와 운동선수들의 훈련에서 근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던 것이 일반에 퍼졌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중년 여성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중량 조끼로 골다공증 예방?

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와 중량이 줄어든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골다골증 위험이 크다. 운동이 뼈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운동 시 중량 조끼를 착용하더라도 체중 감소에 따른 뼈 손실을 막아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은 일반적으로 심혈관계 및 관절 건강 증진을 위해 권장되지만, 동시에 뼈 손실을 유발하여 삶의 질과 수명을 저하시킬 수 있는 골절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평균 66세의 비만 고령자 150명을 세 그룹(체중 감량만, 감량+무게 조끼 착용, 감량+저항 운동)으로 분류한 뒤, 체중감량에 따른 뼈 손실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세 그룹 모두 비슷한 수준의 고관절 골밀도 감소를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틴 비버스 교수(노인의학)는 “체중 감량으로 줄어든 무게를 외부에서 보완하거나, 운동을 통해 기계적 부하를 늘리면 뼈를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연구결과는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중량조끼.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중량조끼.

관절 부담과 부상 위험 고려해야

뼈 건강만 생각하면 중량 조끼를 굳이 착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고든 교수는 걷기나 조깅처럼 반복 동작을 수천에서 수만 보 수행할 때 관절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추가 하중이 근육에는 자극이 되지만, 동시에 무릎·척추 같은 관절에는 부하를 준다.”

특히 비만, 관절염, 대사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이미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중량 조끼가 오히려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량 조끼를 착용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어떻게 활용할까?

앞서 밝혔듯 중량 조끼 착용이 체중 감량, 근력 강화 등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앞선 몇몇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

뼈와 관절이 튼튼한 경우 걷기, 하이킹,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력 운동도 병행하고 싶은 경우에는 중량 조끼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팔굽혀펴기, 풀업, 점프 스쿼트, 런지 같은 근력 운동을 할 때도 더 큰 힘과 폭발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처음 시작할 경우 몸이 적응하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체중의 5~10% 수준으로 시작하고, 처음에는 10분 정도만 착용한 뒤 점진적으로 시간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또한 운동 후 스트레칭 시에는 조끼를 벗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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