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2년 간 4일만 더 노출돼도 9일 더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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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8월 2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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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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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사람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그 영향력은 흡연, 음주, 불량한 식습관, 운동 부족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대학교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대만 성인 2만492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혈압, 염증, 간·폐 기능 등 12가지 생체 지표를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하고 이를 실제 나이와 비교했다. 또한 운동, 흡연, 기존 질병 등 노화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도 반영했다.

연구 결과 누적 폭염 노출일이 많을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더 빨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 노출이 데이터 중간 50% 범위(사분위 범위)만큼 증가할 때마다 생물학적 나이가 약 0.023~0.031년 빨라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2년 동안 폭염에 4일 더 노출된 사람은 생물학적 나이가 약 9일 더 증가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육체 노동자의 경우 33일 더 빨라져 일반 평균보다 거의 4배 빠른 속도로 생물학적 노화가 진행됐다. 농촌 지역 거주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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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간인 15년 동안 참가자들은 폭염 조건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양상을 보였다. 에어컨 보급 확대와 야외 활동 중 그늘에 머무는 시간 증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효과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고온 노출이 노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DNA 손상이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 초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 대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연간 140일 이상 섭씨 약 32도 이상의 폭염 환경에서 생활하면 같은 기온이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자에 비해 최대 14개월 빠른 생물학적 노화를 겪을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홍콩대의 환경역학자 궈추이(郭萃) 조교수는 “폭염 노출이 수십 년 동안 누적된다면 건강 피해는 우리가 보고한 것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며, “게다가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길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건강 영향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폭염이 가속노화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Long-term impacts of heatwaves on accelerated ageing)이라는 제목으로 25일(현지시각) 게재됐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www.nature.com/articles/s41558-025-0240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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