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 하루 두 방울로 노안 교정, 99%가 효과…안경-수술 없는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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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16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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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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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피할 수 없는 노안을 안경이나 수술 없이 교정할 수 있는 특수 안약이 등장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두 번 점안하는 특수 안약을 사용한 사람 대부분이 시력 검사표에서 두~세 줄을 더 읽을 수 있었다. 시력 개선효과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노안은 가까운 물체나 글자를 또렷하게 보기 어려운 상태로, 전 세계 수억 명이 영향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이 안경 착용의 불편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나,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태 또는 수술 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고 평가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점안 액에는 동공을 축소하고, 눈의 수정체 모양을 조절하는 근육을 수축시켜 다양한 거리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하는 약물인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인 디클로페낙(diclofenac)이 포함됐다.

연구를 주도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 노안 연구센터(the Centre for Advanced Research for Presbyopia in Buenos Aires) 의료진은 평균 나이 55세의 노안 환자 766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매일 하루 두 번씩, 6시간 간격으로 농도를 달리한 안약을 점안하고 안경없이 시력 검사표를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 2년 간 추적 관찰했다.

안약은 디클로페낙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되 필로카르핀 농도를 1%, 2%, 3%로 달리했다.

그 결과,
-1% 농도의 안약을 넣은 148명의 99%는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
-2% 농도의 안약을 넣은248명 중 69%는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었다.
-3% 농도의 안약을 사용한 370명 중 84% 역시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 노안 연구센터 책임자인 지오반나 베노찌(Giovanna Benozzi) 박사는 “가장 중요한 결과는 세 가지 농도 모두에서 근거리 시력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이라면서 “첫 점안 후 1시간 만에 환자들은 평균 3.45 예거 라인(Jaeger lines·근거리 시력 검사에 사용되는 측정 단위)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치료법은 또한 모든 거리에서의 초점 조절 능력도 향상시켰다”라고 말했다.

베노찌 소장은 “주목할 만 한 점은, 1% 필로카르핀을 사용한 148명 중 99%가 최적의 근거리 시력을 얻었고,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 더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베노찌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외에도 해당 치료를 10년 넘게 적용한 환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치료법이 전통적인 노안 관리법에 비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내약성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부작용이 발생했다. 일시적인 시야 흐림(32%), 안약을 넣을 때 자극감(3.7%)과 두통(3.8%) 등이었다. 그럼에도 도중에 치료를 중단한 사람은 없었다.

필로카르핀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안구 충혈, 눈물 흘림, 시야 흐림, 어둡거나 흐릿한 시야, 빛에 대한 민감성, 초점 전환의 어려움, 섬광이나 비문증(눈앞에 떠다니는 점) 등이 있으며, 드물게 망막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ESCRS 차기 회장이자 독일 보훔 대학교 안과 교수인 부르크하르트 딕(Burkhard Dick) 박사는 “이 치료법이 널리 권장되기 위해서는,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며,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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