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남녀 각각 약 1%가 성관계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와 호주 연구자들은 39세~73세의 영국인 약 40만 명과 18세~89세의 호주인 1만 3500명을 대상으로 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성비와 소득 불평등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 결과, 성관계 경험이 없는 남성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은 지역에 사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성별 구분 없이 소득 불평등이 큰 지역에서 더 흔했다.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성
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남녀 모두 교육 수준이 더 높고 더 학구적인 편 -술·담배·약물 사용이 적은 편 -남성의 경우, 악력이나 팔 근육량(상체 근력의 대리 지표)이 적은 경향 -어린 시절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경향
또한, 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긴장감, 행복감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아주 큰 수준은 아니다.
유전자 영향은 15% 정도
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 성관계 여부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약 15%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한두 개의 특정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유전자가 모여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적 차이 또한 두드러지지 않아, 유전자만으론 누군가가 성관계를 할지 안 할지 전혀 알 수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반적인 ‘너드(nerd)’ 고정관념과 일부 겹쳐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대개 내향적이고, 지능지수(IQ)와 학업 성취도가 높으며, 신체적으로 약하고, 술과 담배 사용이 적고, 아주 어린 나이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등 너드의 전형적인 이미지와 상당히 겹친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중년 이상의 성인이었지만, 어린 시절 안경 착용과 같은 너드 특성은 청소년기의 연애 경험을 방해할 수 있고, 이는 성인기의 연애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성관계 유무, 병리적 현상 또는 건강 이상 신호 아냐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특징들은 모두 ‘작은 차이’라고 연구자들은 강조한다.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게 병리적 현상이나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전적 차이도 거의 없으며, 개인의 선택과 환경적 요인(지역 내 성비 불균형 등)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향후 연구 과제
이번 연구는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특성을 유전·환경·심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
그러나 성적 욕망과 성적 행동에 대한 더 정교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야 성적 금욕이 유전, 지역 환경, 성적 지향, 문화 간 상호작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브렌던 지치(Brendan Zietsch)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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