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는 당도가 높아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피해야 할 대표적인 과일로 통한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 달리 망고에 당뇨병 전단계(전당뇨)인 사람들의 혈당 조절과 체성분을 개선하는 보호 요인이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전단계는 정상보다 높은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을 특징으로 하며, 대개 증상이 없어 수년간 모른 채 지내다가 결국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당뇨병 전단계 진단을 받았다면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이나 단 음식을 피하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서서히 상승시키는 통곡물이나 자연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고받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당도가 높은 열대과일이 오히려 당뇨병 전단계를 개선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교의 임상 영양학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라에데 바시리(Raedeh Basiri) 부교수는 “중요한 것은 당분 함량뿐만 아니라 식품의 전체적인 맥락”이라며 “당뇨병 고위험군은 음식의 당 함량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당이 전달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진은 플로리다, 네바다, 버지니아에서 당뇨병 전단계인 성인 24명(50~70세)을 모집했다. 기존 당뇨병 환자, 특정 식단을 따르는 사람, 망고를 자주 먹는 사람은 제외했다.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24주 동안 한 그룹은 매일 망고 300g(약 1개, 당 32g)을, 다른 그룹은 같은 칼로리의 저당(당 11g) 그래놀라바를 제공했다. 망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하는 토미 앳킨스 품종을 골랐다.
임상시험 시작 전, 6주, 12주, 24주 시점에 혈당·인슐린 수치, 인슐린 저항성·감수성, 체지방률, 체중, 체질량지수(BMI), 허리-엉덩이 비율 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혈당 조절 개선 망고 그룹: 공복 혈당이 18.3 mg/dL 감소(125.3 → 107.0) 대조군: 공복 혈당이 상승 (참고로 정상 공복 혈당 범위는 70~99 mg/dL)
장기 혈당 지표(HbA1c) 안정 망고 그룹: 장기 혈당 지표 유지 대조군: 악화
체지방 및 체성분 변화 망고 그룹: 체지방률 약 31% → 29% (상대적으로 약 5% 감소), 제지방량(근육량 등) 증가(대사 건강에 긍정적 요인) 대조군: 뚜렷한 변화 없음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매일 망고를 섭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대사 건강과 체성분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왜 당 함량이 높은 망고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까?
망고에는 자연적으로 함유된 당분(과당과 포도당 대비 자당 비율이 높다)뿐만 아니라, 풍부한 식이섬유(흡수 지연), 비타민(A·C·B6·E), 칼륨·구리 같은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분들이 함께 작용하여 당 흡수를 늦추고 신진대사를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
제지방량(특히 근육)이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혈당을 소비하는 주요 조직인 근육량이 증가하면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질 수 있다.
주의할 점
이번 연구는 표본 수가 매우 작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당뇨 전단계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모든 인구집단에서 똑같은 반응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연구 기간도 6개월로 비교적 짧아 장기간 효과와 다른 인구 집단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결론
그럼에도 연구진은 “24주간 매일 망고를 섭취한 결과 당뇨병 전단계 환자들의 공복 혈당 조절을 포함한 단·장기 혈당 조절이 개선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며,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었고, 체성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신선한 망고를 식단에 포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혈당 조절을 지원하고 체성분을 개선하는 실용적인 식품 기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논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연구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조지메이슨 대학교, 네바다 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국제 학술지 식품(Foods)에 게재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