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에는 모기 활동이 줄지만, 기온이 선선해지는 초가을에 다시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모기 활동 최적 온도가 초가을 평균기온과 겹치면서 가을철에도 모기 주의가 요구된다.
● 모기 활동, 왜 가을에 늘어날까
모기 활동 최적온도는 23~26℃로, 30℃를 웃도는 폭염 시기에는 개체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ChatGPT]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채집된 모기는 월별 2000마리 안팎에 머물렀지만, 10월에는 5087마리로 급증했다. 이는 여름철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천 보건당국 분석에서도 모기 개체 수는 23~26℃ 구간에서 가장 많았다. 2015~2020년 데이터를 토대로 성충 모기 활동을 살펴본 결과, 폭염 시기(30℃ 이상)에는 오히려 개체 수가 줄고, 초가을 온도에서 최대치를 보였다.
즉 한여름에 잠잠했던 모기가 가을 들어 다시 활발해지는 셈이다.
● 도심 모기, 폭염에도 강한 이유는
도시 모기는 농촌보다 극한 더위에도 잘 버티는 특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도시 모기는 더 높은 온도에서도 적응력을 보였고, 극한 고온에서도 감소 폭이 작았다”며 “이는 도시 열환경, 이른바 ‘열섬 효과’에 적응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는 평균 기온이 높고 변동 폭도 커 모기가 온도 변화에 둔감해진 반면, 농촌은 작은 기온 상승에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 가을철 모기, 일본뇌염 위험까지 커진다
폭염이 지나고 선선해지는 가을,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역별 개체 수 차이도 확인됐다. [게티 이미지] 가을 모기 증가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전염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전라남도 지역 채집 모기의 절반 이상이 일본뇌염 매개 모기임을 확인하고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일본뇌염을 퍼뜨리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는 논·축사·웅덩이 등에서 번식하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이 모기는 야간 흡혈 활동을 하며 매년 8~9월에 개체 수가 정점에 이르고, 10월 말까지 활동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 감염 시 대부분은 발열·두통 같은 가벼운 증상에 그치지만, 일부는 고열·발작·착란·경련·마비 등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치명률은 20~30%에 이르며, 회복 후에도 환자의 30~50%가 신경계 합병증을 겪는다.
● 가을철 모기 예방법은 무엇일까
질병관리청은 4~10월 모기 활동기에는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긴 옷 착용과 모기 기피제 사용 등 생활 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게티 이미지] 질병관리청은 모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까지는 특히 야간(일몰 직후~일출 전)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외출 시에는 밝은색 긴 옷을 입고 피부나 옷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집 주변 웅덩이나 막힌 배수로 등 서식지를 없애고, 방충망 점검과 모기장 사용 등 생활 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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