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하버드 밉다고 유학생 강제 전학… 韓 학생도 많은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3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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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캠퍼스. 케임브리지=AP 뉴시스
美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캠퍼스. 케임브리지=AP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중단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미 국토안보부는 22일 “하버드대는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 자격을 잃었다”며 “외국인 신입생을 못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재학 중인 유학생도 전학 가지 않으면 법적 지위를 잃게 된다”고 했다. 하버드대는 “불법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국토안보부는 “외국인을 포함한 반미 친테러 선동가들이 유대계 학생을 폭행하는 등 학습 환경을 망쳤는데, 하버드대 당국이 방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하버드대가 중국 대학과 교류한 것을 두고 “중국 공산당의 준군사조직 등과 협력했다”는 주장도 폈다.

국토안보장관은 TV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느냐”란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별다른 타협 없이 이 조치가 그대로 이행된다면 9월 신학기 입학 예정자뿐 아니라 타 대학 편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재학생들에게 황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은 6800명 선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한국 학생은 400명 안팎일 것으로 미 대학 정보 사이트는 추정하고 있다. 하버드대 외에 여타 7개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확산된다면 수천 명의 한국 유학생이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하버드대는 세계 최고의 대학 중 하나로, 수천 명의 외국 인재가 미국 교수 및 학생들과 연구하는 곳이다. 외국 인재에게 문호를 개방해 성과를 내는 것은 미 엘리트 대학의 경쟁력 원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지지층이 갖고 있는 외국인 거부감을 활용해 자국 대학 경쟁력의 뿌리를 흔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하버드대#외국인 유학생#SEVP 인증#유학생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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