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치다 남편 만나 함께 전국대회 준우승도 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2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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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씨가 경기 고양시 덕양구 배드민턴 트레이닝센터 ‘에이원민턴’ 지축점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2년 배드민턴에 입문한 그는 1년 뒤 현재 남편을 만나 함께 전국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했다. 2022년 결혼해 함께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고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성민 씨가 경기 고양시 덕양구 배드민턴 트레이닝센터 ‘에이원민턴’ 지축점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2년 배드민턴에 입문한 그는 1년 뒤 현재 남편을 만나 함께 전국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했다. 2022년 결혼해 함께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고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배드민턴 덕분에 남자 친구를 만났다. 함께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도 했다. 나란히 취업도 했다. 그리고 결혼했다.

김성민 씨(37)는 2012년 서울 은평구 자신의 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은평 뉴타운 배드민턴 클럽 신입회원 모집’이란 플래카드를 봤다. 이를 계기로 배드민턴에 발을 들이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서울 노원구에 살다 이사를 왔는데 동네 친구가 하나도 없었어요. 다니던 대학원만 오갔고, 간간이 자전거를 탔는데 그날따라 ‘배드민턴’이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대학 때 배드민턴 수업을 받고 ‘재미있다’고 했던 기억이 있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향했죠.”

처음에는 중년 아줌마 아저씨들 하고 그저 네트를 넘기는 수준으로 배드민턴을 치다 2013년 현재 남편 이종현 씨(37)를 만나게 됐다. 당시 배드민턴 클럽 근처 군부대에서 학사장교로 복무하던 이 씨도 퇴근 후 취미생활로 배드민턴을 하려고 클럽을 찾았다. 동갑내기인 둘은 자연스럽게 배드민턴을 함께 쳤다.

둘은 공통점이 많았다. 운동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둘 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했다. 김 씨는 중앙대 체육과를 나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이 씨는 공주사대 체육과를 졸업했다. 모두 체육 교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서로 ‘우리 대회에 나가 보지 않을래’라며 의기투합해서 함께 준비하게 됐죠. 무척 재미있었어요. 코트 사용 시간이 오후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였는데 오후 7시도 되기 전에 코트에 와서 기다렸죠. 주 7일을 쳤어요. 쉬는 날엔 오전 오후 각각 스케줄을 잡아 쳤고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야 했다. 김 씨는 “체육 교사가 되고 싶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개인 레슨까지 받았다”고 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뒤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은평구 대회에서는 최하부에서부터 최상부까지 다 우승했다. 2017년 제주에서 열린 김만덕배 전국배드민턴대회 혼합복식에서는 준우승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수집한’ 트로피만 수십 개다.

이 씨는 2016년, 김 씨는 2018년 각각 체육 교사가 됐다. 둘은 2022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배드민턴 치며 체력도 좋아졌고, 체육에 대한 이해도도 더 높아졌어요. 함께 배드민턴을 맘껏 치며 연애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죠. 남편은 고향인 전북 전주 지역에서 교사임용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저를 만나면서 서울에서 시험을 봤어요. 배드민턴이 저희 부부를 한데 묶어준 셈이죠.”

2018년부터는 훈련은 같이하되 대회 출전은 따로 하고 있다. 김 씨는 “어느 순간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 서로 기대치가 달라 싸우는 일이 생겼다. 싸우지 않기 위해 대회에는 각자 다른 파트너를 구해서 따로 출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남편과 취미가 같으니 좋은 점이 당연히 많다. 서로 싸워도 배드민턴 크루(팀) 훈련은 갈 수밖에 없고, 함께 셔틀콕을 때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했다.

배드민턴의 매력은 뭘까. 김 씨는 “낚시를 해 보지는 않았는데 고기가 미끼를 물었을 때의 손맛에 이끌린다고 한다. 배드민턴도 셔틀콕을 때릴 때 손맛이 짜릿하다. 상대가 내 플레이를 예측하고 날 속이려 하면 역으로 내가 페인트를 써서 제압할 때의 통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복식이나 혼합복식에서 파트너와 힘을 합쳐 승리해 얻는 성취욕도 크다.

김 씨는 6년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배드민턴을 더 즐겁게 치기 위해서다. 그는 “배드민턴만 치다 보니 어깨가 아프고 무릎에 통증이 왔다. 그래서 근육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부상 없이 라켓을 맘껏 휘두르고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 매일 유산소 운동(트레드밀 경사 걷기)과 주 2회 근육 운동을 한다. 근육 운동의 매력에 빠져 보디 프로필 사진도 두 번 찍었다.

“눈을 감아도 배드민턴이 생각나요. 이렇게 좋은 것을 평생 하려면 아프지 않아야 되잖아요. 그럼 관절 부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물론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은 기본이죠. 이런 것들을 무시하면 엘보를 비롯해 어깨, 무릎에 이상이 옵니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귀찮고 싫어도 해야 합니다. 아프지 않아야 즐겁게 오래 배드민턴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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