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현충일에 떠난 ‘6·25 참전’ 찰스 랭걸 前의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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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지한파… 향년 95세로 별세
종전결의 등 한반도 법안 발의 앞장

2015년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한 찰스 랭걸 전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가운데)이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오른쪽)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2015년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한 찰스 랭걸 전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가운데)이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오른쪽)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6·25전쟁 참전용사이며 미국 의회의 대표적 지한파 인사인 찰스 랭걸 전 민주당 하원의원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 당일인 26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5세.

1971년부터 2017년까지 46년간 뉴욕 제13선거구의 하원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한때 미국 내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렸던 한국전쟁의 참상을 널리 알리고 한반도 관련 각종 법안을 발의하는 데 앞장섰다.

랭걸 전 의원은 1930년 뉴욕시 맨해튼의 흑인 밀집지역인 할렘에서 태어났다. 1950년 6·25전쟁에 참전했다. 같은 해 11월 평안북도 군우리에서 당시 중공군의 기습 포격으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부하들을 이끌고 적진을 탈출해 ‘브론즈스타 훈장’ 등을 받았다. 2007년 우리 정부의 수교훈장 광화장도 수훈했다. 그의 회고록 ‘그 이후로 단 하루도 나쁜 날이 없었다’에는 6·25전쟁 참전 경험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세인트존스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연방검사,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고 정계에 입성했다. 그는 2003년 워싱턴 정계의 친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를 창설해 초대 의장을 맡았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공동결의안’(2013년),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2014년), ‘한국전쟁 종전 결의안’(2015년) 등 여러 법안도 발의했다. 지미 카터 행정부 등 민주당 일부 정권이 제기했던 주한미군의 철수 또한 강하게 반대했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014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성을 담은 ‘고노 담화’를 검증하려 하자 그는 이를 비판하는 서한을 일본 정부에 보내는 데 동참했다. 2015년 아베 전 총리가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연설할 당시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를 사과하라는 공개 서한에도 참여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X’에 “위대한 사람이자 훌륭한 친구였으며 지역구민과 미국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영향력 있는 입법가이자 억압받는 이들의 챔피언이었다”고 기렸다. 흑인 인권 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 또한 “정치적 거인인 그의 타계는 국가적 손실”이라고 추모했다.

#찰스 랭걸#6·25전쟁#메모리얼데이#한국전쟁#코리아 코커스#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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