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교육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김민전 의원은 회의 서류에 ‘백골단’ 이라 썼다가 사진기자들의 취재로 재빨리 지웠다.17일 국회 교육위는 전체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청문회를 진행 했다. 도입 추진 과정과 재원 조달 및 예산 집행, 교육 현장의 준비 상황과 문제점 등을 검증하는 자리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시도 교육감, AI 교과서 개발업체 대표, 현직 교사 등이 출석했다.
하지만 여야는 시작과 함께 지난 9일 ‘백골단’을 자처한 단체(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교육위원 사퇴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백골단 부활 시도 김민전 교육위원 사퇴하라”는 피켓을 붙였고 여당 의원들은 이를 문제 삼았다.
17일 국회 교육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민주당 문정복 의원의 발언 때 팔짱을 끼고 웃고 있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1987년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은 이한열 열사의 사진과 백골단이 폭력을 행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교육위원인 김민전 의원이 국회에 백골단을 소환했다. 민주주의와 교육의 가치를 수호해야 할 자리가 교육위인데 이 자리를 더럽히면 안 된다. 당장 물러나라”라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의원님이 사진을 보여줄 때 김민전 의원님은 웃으시면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라며 “아무리 못해도 반성하는 모양새라도 보이든지 무거운 마음을 갖고 오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김 의원도 백골단을 부활하자는 취지는 아니었고, 기자회견 이후에 기자회견을 철회하고 누차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은 태도를 문제 삼은 고민정 의원을 향해 “야당은 입법 폭주에도 모자라 여당 의원들의 표정과 태도까지 관리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여야 난타전이 끝난 후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김민전 의원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김 의원은 “이미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리고 기자회견 철회문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상처를 상기시킨 부분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7일 국회 교육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의원 발언 뒤에도 여야간 항의와 고성은 오갔지만 교육위는 백골단 논란은 접고 본 안건인 AI 교과서에 대한 회의로 전환됐다. 여기서도 여야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국민의힘은 “지난 정부에서 이름만 AI 교과서가 아닐 뿐 이미 AI 수업이 확대되는 등 교육 전환을 추진해 왔는데 이제 와서 이를 부정하고 있다”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AI 교과서로 아이들의 문해력 하락이 우려되고 최근 해외에서도 문제가 되는 디지털 중독 등도 염려된다”라고 반박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6일 본회의에서 AI 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10일 정부로 이송됐다. 정부는 21일쯤 국무회의를 열어 재의요구(거부권)를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교육부는 올해 신학기부터 일부 현장에 AI 교과서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재의 요구와 그 이후의 협의 과정밖에 안 남아 있지만 최대한 국회와 협의해서 마지막 순간이라도 여야가 합의해서 AI 교과서가 안착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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