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5.2.3/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달 10일로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당내 통합’ 의제를 던지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최근 조기 대선을 겨냥해 경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중도 확장 행보에 나선 가운데,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포용 행보에도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 주도 세력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것을 전제로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말할 것”이라며 “그간 당내에서도 마음이 불편했던 분들에 대해서도 ‘다소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함께 하자’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치 보복 근절과 통합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민통합을 언급하면서 당내 통합도 자연스럽게 얘기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 다양성이 분출돼야 당에 역동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필두로 한 비명계 인사들의 ‘일극체제’ 비판에 대해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보인 것.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때 창의성과 역동성이 살아난다”면서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가 (비명계 인사들의) 이런저런 얘기에 대해서 특별히 논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라며 “(지도부가 아닌) 당원들 차원에서만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당내 중립 지대 및 비명계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하면서 띄운 ‘세대교체론’에 맞서기 위해 박용진 전 의원 등을 당내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친명계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총선 때 비명계 공천 탈락은 이 대표의 의도가 아닌 당원들의 선택이었다”며 “박 전 의원 등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전까지는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사실상 대선용 메시지로 활용하기 위해 연설문 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비롯한 ‘민간 주도 경제 성장’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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