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흑백만 있나? 회색도 있다…보수의 자리도 민주당 몫”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1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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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발언에 비명계 반발 이어지자 반박
“국힘은 전광훈 2중대, 극우내란당 돼버려”
국힘 “李, 양다리 걸치는 기회주의”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2.21.[서울=뉴시스]
“세상에는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 회색도 있다. 회색이 나쁜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자신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꼭 보수가 아니면 진보냐. 중도도 있다”고 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망언”이라며 발언 철회 및 사과를 요구하고, 국민의힘에서도 이를 고리삼아 공세를 이어가자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보수 논쟁이 한창”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우리 당은 진보부터 보수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다”며 “김대중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당의 입장을 보수 또는 중도 보수라고 많이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보수적 색채가 강조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진보적 색채가 강조되기도 한다”며 “진보적 정책을 기본적으로 깔고 보수적 정책도 필요하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로지 진보, 오로지 보수로만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나”라며 “안보나 경제 영역은 보수적으로 (정책을) 하고, 사회문화적 영역은 진보적으로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헌법 질서를 통째로 부정하고 범죄적 방식으로 파괴하는 행위에 동조하는 정당이 보수 정당 맞느냐”며 “그 자리(보수)를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이제는 ‘극우 내란당’, ‘극우범죄당’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전광훈 2중대당’이라고도 표현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의 위기가 오기 때문에 정신차려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중도보수라고 하니까 ‘보수 자리 빼앗기는 것 아니냐’라고 불안해하며 난리 치지 마시고,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바꿔라. 정책을 바꾸고 사람도 바꾸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은 이날까지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당 안팎 반발이 이어지는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명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 아니다. 이를 용인하며 앞으로 숱한 의제에서 물러서야 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용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고 대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문제”라며 “설익은 주장은 분란을 만들 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양다리 걸치는 기회주의”라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이처럼 모순적 행태를 보이는 목적은 오로지 선거”라며 “입으로는 성장을 외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실제로는 규제를 남발하면서 좌파 세력을 달래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이재명 대표가 말한 중도보수는 사실상 ‘두 길 보기 정치사기’”라며 “선거 공학만 머리에 있을 뿐, 국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양수 사무총장도 “이랬다저랬다 말 바꾸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당 정체성까지 바꾸려는 이 대표 보고 있으니 물불 가리지 않는 대권 전략이 대단하다 싶다”며 “진정성은커녕 눈앞 대권 욕심에 중도보수 표심 잡아보겠단 얄팍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중도보수#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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