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담판’ 성과 없이 끝나
韓, 회동 전 ‘단일화 불발땐 출마 포기’ 밝혀
金 “내 방안 말씀드렸는데 진척할 게 없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25.5.7.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담판 회동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빈손으로 헤어졌다. 이 자리에서 한 전 총리는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 등의 말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동이 끝난 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연락해 8일 오후 4시 추가 회동을 공개 제안했다. 한 전 총리 측도 화답하며 재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 75분 만났지만 빈손…“특별하게 합의된 사안 없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분경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마주앉아 75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은 회동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에서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정해달라“며 ”입장이 정해지면 그 입장에 응할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모든 결정을 국민의힘에 일임한 상태다.
김 후보는 회동이 끝난 뒤 취재진에 “저녁 만찬을 같이 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한 후보께서는 아까 하신 기자회견문 그대로다. 거기서 조금 더 보태거나 더 진척할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는 말씀을 반복적으로 하셔서 의미있는 진척은 없었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회동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우리가 만나서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려고 했는데 기자회견 내용이 모두이고 다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더 할 것은 없고 변경될 것도 없다고 하니까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고 말했다. 추가 회동 약속도 잡지 않았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에게) ‘다시 만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만날 필요가 더 있겠느냐. 당에 (단일화 논의를) 다 일임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에게 “11일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가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한 전 총리는 이에 “그렇다.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김 후보는 당 지도부 등을 겨냥한 듯 “이 일을 누가했느냐, 어떻게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 지도부 등이 촉구해 대선 출마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이어 “후보 간 만나가지고 서로 대화하고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막아놓고 하는 사람이 누구냐”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김 후보 측은 회동이 끝난 지 2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한 후보께 내일 추가 회동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이어 오후 10시 40분경 추가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한덕수 후보에게 내일 오후 4시에 뵙자고 직접 연락을 드렸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김 후보자가 내일 회동을 제안한다면, 사전에 약속을 잡은 분들께 정중히 양해를 구한 뒤 최대한 기존 일정을 조정해 시간이 되는 대로 김 후보자를 만나뵙겠다”고 화답했다. 한 전 총리는 8일 대구를 찾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칠곡할매 예방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 회동 중 金측 “권영세, 황우여에 단일화 토론·여론조사 진행 요구”
두 사람의 회동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 김 후보 측은 “당에서 김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다시 대통령 후보 선거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취지가 상당 부분 왜곡돼서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 캠프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 “오늘 오후 5시에서 5시 30분 사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황 전 선관위원장을 찾아가서 ‘대통령 후보 선출한 선관위가 아직 존재하고 선관위가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 김문수·한덕수 회동은 결렬될 것이 명확하니 저녁에 오늘 저녁에 곧바로 선관위를 열어서 내일은 후보자 TV토론, 모레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취재진에 “권 비대위원장의 설명은 ‘오늘 오후에 (두 사람이) 만나게 돼서 참 다행이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를 하든 결렬이 되든 어쨌든 선관위가 기능을 하고 있으니 이후에 진행될 TV토론과 여론조사 등을 미리 선관위원들에게 공지하고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 활동 시한은 5일 비대위 의결을 거쳐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로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대변인은 ”황 전 선관위원장은 (권 비대위원장) 요청에 대해 ‘지금 김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당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을 계속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선관위원장 자리는 내려놓겠다‘고 말하셨다“며 ”다만 선관위원장을 내려놓더라도 개인적으로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되게 노력하겠다고 말하셨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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