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875원 대파’엔 엄격한 잣대” 선관위 비판
선관위 “그때도 현수막은 허용, 투표장 소지는 금지” 설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이준석 대통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5.12. 뉴스1
더불어민주당 등이 27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120원 커피 원가’ 발언을 겨냥한 현수막 게시를 허용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875원 대파는 안 되고 120원 커피 원가는 가능한가”라며 비판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선관위는 이(커피 원가 관련) 현수막이 ‘특정 후보를 연상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현수막 게첩(내걸어 붙임)을 허용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행안위원들은 “누가 보더라도 특정 후보를 연상케하는 후보자 비방 현수막”이라며 “심지어 누가 건 것인지 명의도 없는 현수막”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커피원가 120원’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소재이고, 공직선거법 제90조1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시설물 등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행안위원들은 “선관위는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875원 대파’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며 “이것이 선관위가 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 관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상식에 기반한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는다면 행안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875원 대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해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뒤 서민 물가를 모른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등은 다음 달 치러졌던 총선에서 ‘875원 대파’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했다. 총선 때 대파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이어졌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유세 현장에도 대파를 이용한 각종 소품이 등장했다.
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도 사전투표소에 대파를 들고 들어가자는 독려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선관위는 이 같은 행위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를 금지하고 대파를 투표소 밖에 둔 다음 투표소에 출입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한편 현수막 사용과 관련해 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커피’ 및 ‘대파’ 관련 투표참여 현수막 및 특정 물품 소지 투표소 출입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작년 제22대 총선 당시에도 ‘대파’ 사진 및 문구가 기재된 투표참여 현수막은 허용했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대파’를 소지하여 투표소에 출입하는 것을 제한했던 것”이라며 “‘커피’ 관련 투표참여 현수막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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