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이 계엄 선포한 자리서 첫 브리핑… “용산 무덤같아, 필기구도 없고 황당무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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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부처 돌아간 공무원에 “용산 복귀”
대통령실 “인터넷망도 연결 안돼”
일각선 “尹정부가 증거 인멸한 듯”
尹정부측 “조직적 파쇄 지시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사무실로 왔는데 꼭 무덤 같다”며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 제공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 황당무계하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으로 당선과 동시에 새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서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까지 남겨 놓지 않는 등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직접 비판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첫 브리핑에서 이 같은 입성 소감을 밝히며 “마치 소개 작전 전쟁 지역 같아서 아무것도 없고 완전히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선에 대한) 결재 시스템도 없다.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하나. 인주도 없다. 급한 대로 시행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파견 왔던 직업공무원이 전원 소속 부처로 복귀한 것에 대해서도 “곧바로 원대 복귀해서 전원 제자리로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며 “곧바로 시행해 달라”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브리핑한 장소는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곳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도 “취임식 첫날 대통령실은 물리적인 업무 불능 상태”라며 “업무 및 인적 인수인계는커녕 사용 가능한 인터넷망과 종이, 연필조차 책상 위에 놓여 있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상황을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컴퓨터 본체 등을 시설팀이나 장비팀에 맡겨 버리면서 누가 쓰던 컴퓨터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해서 문서도 만들고 출력도 하고 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의도적으로 자료를 없앤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업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자료까지 싹 철수시킬 정도여서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의도적으로 증거들을 없애려고 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청와대 캐비닛 속에서 박근혜 청와대 관련 기밀 문건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에 박근혜 정부 때 작성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침 방안,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후인 4월 중순경 당시 대통령실은 필요한 문서 파일과 기록들을 대통령기록물로 이관한 뒤 업무용 컴퓨터를 포맷하는 등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기 정부 인사들이 일할 수 있게 정비해서 내놓자는 취지에서 정리한 것”이라며 “지저분한 개인 파일들은 지우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치워 두고 오는 게 상식 아니냐. 의도적으로 일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건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수석비서관실 산하 사무실에는 집기와 사무용품들도 그대로 두고 나왔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내의 PC는 새 대통령이 오면 그에 맞게 총무비서관실이 구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직적인 증거 인멸이나 파쇄 지시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윤석열#용산 사무실#계엄 선포#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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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05 09:01:46

    방빼면. 원상복구하는게 맞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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