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구윤철 기재부 장관 후보자 기자 간담회.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가 새 정부 첫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데에는 예산과 정책을 두루 거친 구 후보자가 기재부 개혁의 적임자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백 두 달 만에 경제 수장의 자리가 채워지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더불어 조직 개편에도 속도가 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 후보자는 “경제 혁신의 기본 방향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처럼 경영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건설”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29일 구 후보자를 임명하며 “자타 공인 정책통으로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국정상황실장 등을 맡은 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기재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진두지휘했다. 정부 관계자는 “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확장재정 기조를 뒷받침하면서 민주당이 가장 신뢰하는 재정 관료라는 평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구 후보자가 ‘인공지능(AI) 전도사’를 자처해 온 만큼 이 정부가 브랜드로 내건 ‘진짜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도 나왔다. 구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딱 당부는 안 하셔도 어떤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면 국민들이 복지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도 투자를 제대로 해서 수익이 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생경제의 가장 큰 사안은 당장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의 물가, 특히 생활 물가”라고 강조했다. 구 후보자가 임명되면서 기재부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구 후보자가 ‘경제부총리’가 아닌 ‘기재부 장관’ 후보자라고만 소개된 것을 두고 기재부 개편 방안을 염두에 둔 발표가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구 후보자는 이달 초 내놓은 저서 ‘AI코리아’에서 한국이 AI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건으로 기재부 조직을 개편을 언급한 바 있다. 정책과 예산을 통합하고 나머지 국제금융, 세제 부문은 금융위원회와 합쳐야 한다는 취지다. 과거 정책과 예산이 함께 움직여 경제개발계획에 속도를 냈던 ‘경제기획원(EPB)’ 부활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다. 다만 구 후보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파악해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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