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5·18 수록-권력기관 개혁 개헌 제시… 4년 연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안은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제헌절 맞아 취임후 첫 개헌 언급
국회에 공 넘기며 방향성 밝혀
대통령실, ‘단계적 개헌’ 시나리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4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4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한민국을 이끄는 나침반이 될 새 헌법은 아픈 역사를 품고, 정의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선언이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제77주년 제헌절을 맞아 이같이 밝히며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국민 기본권 강화, 자치 분권 확대, 권력기관 개혁 등을 개헌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보름 앞둔 5월 18일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감사원의 국회 이관과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 폐지 같은 권력기관 개혁 등 개헌 구상을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정신 수록을 공약하며 “부마항쟁과 6·10항쟁,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진 국민 승리의 역사가 헌법에 수록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도 했다. 또 자치 분권 확대를 위해선 대통령과 총리, 관계 국무위원, 지방자치단체장이 모두 참여하는 헌법기관 신설을 약속했다.

다만 취임 후 첫 개헌 메시지에선 대선 공약이었던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 등 권력 구조 개편안은 빠졌다. 대통령실에선 권력기관 개혁, 권력 구조 개편 개헌 순으로 ‘단계적 개헌’ 시나리오가 나온다. 추석 전 검찰개혁의 제도적 얼개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권력기관 개혁을 중심으로 1차 개헌안을 마련해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친 뒤 대통령제 등 권력 구조 개헌안은 2028년 총선에 맞춰 추진하자는 것. 이 대통령은 앞서 개헌 시기로 “빠르면 2026년 지방선거, 늦어도 2028년 총선”을 언급한 바 있다.

국회, 제헌절 맞아 ‘계엄해제 상징석’ 설치 제헌절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상징석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징석엔 12·3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과 관련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대한민국 국회’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제막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제헌절 맞아 ‘계엄해제 상징석’ 설치 제헌절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상징석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징석엔 12·3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과 관련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대한민국 국회’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제막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제헌절 경축사에서 “전면적 개헌보다 단계적이고 연속적인 개헌으로 국회와 정부, 국민이 모두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의 개헌으로 첫발을 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권자인 국민의 의지가 국정 전반에 일상적으로 반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향하는 길이라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개헌안 마련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 이에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결국 폐기된 바 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헌 절차와 시기에 대해 “국회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 뜻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여론을 경청하면서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우 의장,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은 우 의장에게 “인사와 예산 문제에서 국회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해 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 공관이 바로 옆집인데 여기 오는 데 (취임 후) 1년 2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회와 거리를 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통상 외교에 어려움이 많은데 국회는 국회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헌법#개헌#제헌절#5·18민주화운동#국회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