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미대사 강경화, 주일대사 이혁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8일 2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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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美日 정상회담 앞두고 인선…주유엔대사 노규덕 유력

주미대사에 내정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왼쪽), 주일대사에 내정된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 동아일보 DB
주미대사에 내정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왼쪽), 주일대사에 내정된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 동아일보 DB
이재명 정부의 첫 주미 대사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70·여), 주일 대사에는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67)가 내정됐다. 주유엔 대사에는 노규덕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2)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첫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석이었던 주미·주일 대사 인선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외교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강 전 장관과 이 전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 동의)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정부에서 아그레망을 받으면 이 대통령의 신임장을 받아 현지에 부임할 수 있으며 이어 파견국 정상의 신임장 절차를 거쳐 대사로 정식 부임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참석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한반도 주변 4강 대사 중 아그레망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 있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여간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냈다. 외교부 특채 출신으로 외교부 국장을 지냈고 유엔에서 코피 아난·반기문·안토니우 구테흐스 등 사무총장에게 중용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왔다. 현재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내고 있는 강 전 장관은 정식 임명되면 한국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에 이어 첫 여성 주미 대사가 된다.

이 전 대사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외무고시 동기(13회)로 1980년 외교부에 입부해 주일본 공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주필리핀 대사, 주베트남 대사를 거쳐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을 거쳤다. 노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평화기획비서관,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냈으며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이 대통령은 23일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일 셔틀외교를 재개할 예정이다. 또 25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이 초대 주미대사에 강 전 장관을 내정한 것을 두고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직접 상대한 경험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일 대사에 내정된 이 전 대사 역시 대표적인 ‘일본통’ 외교관으로 꼽힌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미국·일본과의 외교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대선 캠프 출신 등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인물 대신 경험을 갖춘 외교관을 발탁했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돼 4년간 내리 집권 1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했다. 강 전 장관은 재임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했으며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비핵화 협상에 관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역관을 지내 영어실력이 출중한데다 퇴임 후에도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아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 인맥을 두텁게 관리해 왔다는 점도 주미대사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사는 대(對) 일본 업무와 아세안 국가들 업무에도 두루 익숙한 ‘아시아통’이다. 한일미래포럼 대표로 일본 정·관계와 상시 소통해 왔고, 지난달 도쿄 포럼에서 ‘셔틀외교 2.0’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도 막역한 외무고시 동기로 이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한일 관계 협력 강화 기조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후보자가 정식 임명되면 다음달 워싱턴과 도쿄에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열흘 내에도 아그레망이 나온 바 있지만 통상 아그레망을 받는데 4주 안팎이 소요된다.

이번 인사로 주요국 대사 공백도 순차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달 말 조현동 주미대사, 박철희 주일대사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전임 특임 대사 30여 명에게 ‘2주 내 귀국’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조 대사는 지난달 12일 워싱턴을 떠났고, 박 대사는 같은달 14일 도쿄에서 귀국하면서 두 공관 모두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중대사와 주러 대사, 주유엔대사는 아직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치인이나 중량급 인사, 경력외교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강경화#주일대사#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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