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금체납 29건, 교통위반 19건…공정위원장 자격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5일 1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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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후보자 청문회서 날세워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2025.9.5/뉴스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2025.9.5/뉴스1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연 납부한 것은 송구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이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습 체납 사실을 사과했다. 주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최근 5년간 지방세 부과 46건 중 29건의 체납 기록이 확인됐다. 국민의힘 등 야당에선 “어떤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다” “세금 체납을 상습적으로 한 분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라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 등 비판이 나왔다. 주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멘토’이자 공정과 분배를 강조해 온 경제학자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주 후보자가 상습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것을 문제 삼았다. 주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자동차세 18건과 재산세 6건, 주민세 2건, 지방소득세 3건 등 총 29건의 체납기록이 확인됐다. 또 같은 기간 과속 12건과 스쿨존 과속 2건 등 교통법규를 19차례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체납으로 인해 보유 차량 2대를 14차례 압류당한 사실을 언급하며 “실수로 한두 번은 체납할 수 있고 교통법규 어쩌다 위반할 수 있지만 체납을 상습적으로 한 분이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라고 하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

주 후보자는 이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과태료 등을 지연 납부한 것은 송구하다.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법과 국민의 의무를 다한다는 원칙으로 살아오려고 노력은 했다”며 “한 번도 납세 의무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어떤 판단을 했던 적은 없다. 지연 납부는 실수였고 항상 지연된 것이 확인되면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주 후보자 발언 도중 추 의원은 “세금은 체납하고 본인이 함께 하고자 하는 진보 시민단체에 대한 기부는 따박따박 잊어버리지 않고, 이게 어떻게 설명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주 후보자는 “앞으로 지연 납부가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 죄송하다”고만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9.05. 뉴시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9.05. 뉴시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불평등 해소 문제를 많이 강조하셨다”며 “특히 교육격차 해소 문제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후보자 본인은 기득권자에 자녀는 국내 최상위권 국제고를 진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든지 기득권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지만 후보자가 그동안 뱉어낸 말들을 생각해 보면 결국 말했던 것과 (실제) 삶이 너무 많이 다르다는 것에 많은 국민들이 허탈감을 느끼시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내로남불과 위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조국 전 장관의 비할 것은 못 되지만 ‘보급형 조국’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영하 의원도 세금 체납 문제를 두고 질책했다. 유 의원은 “재산이 적은 분도 아닌데 세금을 안 내면 일반 국민들이 납득하겠나”라고 따져물었다. 주 후보자는 본인 등 가족 명의로 25억 원대의 재산을 신고했다. 유 의원은 “(체납을) 실수라고 하면 누가 믿겠나”라며 “상습범이다, 상습범”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주 후보자가 ‘세금 신고에 미숙했다’고 밝힌 서면답변을 두고는 “세금 신고하는 데 무슨 전문지식이 필요하느냐”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작은 약속도 못 지킨 사람이 공정을 약속하면 누가 믿겠나”라며 “어떤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 후 선서문을 윤한홍 정무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5.9.5/뉴스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 후 선서문을 윤한홍 정무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5.9.5/뉴스1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은 후보자를 엄호하며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최근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을 언급하며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을(가맹점주)들이 모여 협상할 수 있었다면 이 문제가 발생했겠느냐”고 물었다. 이는 피자가게 점주가 휘두른 흉기에 본사 임원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 등 3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주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이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국회와 공정위가 협력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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