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천장을 뚫고 바닥으로 쏟아지는 빛 아래 한 인물이 앉아 있다. 18일 대통령실이 공개한 미국 타임(TIME) 매거진에 실린 이재명 대통령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3일 타임 아시아지역 상임편집장 찰리 캠벨과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표지와 기사 원본을 함께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3일 미국 타임(TIME) 매거진 아시아지역 상임편집장 찰리 캠벨과 특집 기사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을 리부트(재가동)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계획” 제목의 첫 번째 특집 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통령실 입성의 순간부터, 양극화된 정치 환경에서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함께 한국을 재가동시키려는 계획 등을 소개한다. 사진은 대통령실에서 보도자료로 제공한 타임지 표지 모습. (대통령실 제공)
표지 사진의 제목은 ‘가교(The Bridge)’다. 표지 문구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리부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마음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 타임이 선택한 패션 사진가, 홍장현
이번 표지 사진은 타임지가 패션 사진가 홍장현 씨에게 의뢰해 촬영한 것이다. 홍 작가는 세계적 패션 잡지와 글로벌 브랜드 화보를 맡아온 인물로, 독창적인 조명과 연출을 통해 피사체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BTS 멤버들의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며 타임지의 의뢰를 받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도 촬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지는 한국의 정치인과 사회현상을 보도하면서 한국 내 사진가를 상황에 맞춰 고용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확보한다.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9월 3일 미국 타임 매거진 아시아지역 상임편집장 찰리 캠벨과 특집 기사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대통령실이 18일 밝힌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타임 매거진을 살펴보고 있다. 표지의 제목은 ‘가교(The Bridge):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리부트(재가동)하다’이다. 2025.09.18. 뉴시스 ●사진 속 빛의 연출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빛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공 조명을 ‘단절’시켜 촬영한 사진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에 사용된 조명을 두고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김대욱 교수는 “영상과 사진에 변화를 줄 때 사용하는 줌 스팟(Zoom Spot) 조명으로 얼굴에 일자 형태의 빛을 준 것 같다”며 “배경에도 창문 모양 줌 스팟 조명을 쓰고, 필라이트로 얼굴 기본 조명을 더한 것 같아 총 3개의 조명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 프로필 사진에서 유행한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컬러 필터나 LED 조명으로 색감을 입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촬영할 때 빛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끊어 얼굴을 가로지르게 했다”며 “패션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즉, 자연광이든 인공조명이든 양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차단시켜 일직선의 강렬한 빛을 만들어낸 연출이라는 설명이다.
●정형을 벗어난 새로운 이미지
김대중 대통령의 청와대 전속 사진가로 활동했던 홍성규 작가는 이번 사진에 대해 “저런 사진을 찍도록 허락하고 받아들이는 대통령실 사람들, 그리고 대통령 자신이 과거 정부와 차별된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대통령 사진이 권위와 무게감을 강조하는 정형화된 구도였다면, 이번 타임 표지는 상징적 조명을 통해 대통령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일조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빛이 만들어낸 단절과 연결의 선. 타임지의 표지 속 이재명 대통령은 ‘가교’라는 제목과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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