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직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위대한 국민들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며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오른쪽은 박찬대 원내대표, 왼쪽은 김민석 최고위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6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 경선 준비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주중 대표직을 사퇴하고 경선 참여를 선언할 예정이다. 다만 ‘어후명(어차피 후보는 이재명)’ 기류 속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추대식에 들러리를 서야 하냐”는 경선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만큼 이 대표 측은 당직을 맡은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최소 규모로 경선 캠프를 꾸리고 ‘로키(Low-Key)’로 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용진 전 의원이 이날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에선 경선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李 대선 캠프 윤곽… 비명계 출마 고심
이 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례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선 일자를 공고할 경우 9일경 당 대표직을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은 직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경선 캠프는 소규모로 운영하고, 본선 때 당 조직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경선 선대위원장에는 5선이자 이해찬계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내정됐으며 당내 비명계와 소통이 강점인 3선 강훈식 김영진 의원이 각각 캠프와 정무 총괄 역할을 맡는다. 4선의 윤후덕 의원은 정책, 3선의 김병기 의원은 조직 분야를 각각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재선 이소영 의원이 TV토론 준비를 전담하고 김구 선생 증손자인 김용만 의원이 후보 수행직을, 안태준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비명계에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7일 오전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밖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박 전 의원은 “경선 후보가 아닌 평당원으로서 국민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한 제 역할을 찾아 헌신하겠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전재수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도 출마를 아직 고심 중이다. 이 대표 측이 그간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고려했던 박주민 의원도 대선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독주와 비명계의 부진 속에서 당내 경쟁이 좀처럼 불붙지 않는 것과 관련해 “지난 대선 경선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공격을 받아 내상을 입는 것보다는 조용한 경선이 낫다”고 했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후보로 뽑히더라도 본선을 앞두고 컨벤션 효과 부재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 민주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에 난색
당내 비명계와 조국혁신당 등에선 경선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일극 체제’인 민주당에서 현행 경선 방식으로는 이 대표의 일방 독주만 부각돼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과 범진보 정당들이 모두 참여해 한꺼번에 대선 후보를 뽑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공식 제안했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는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 헌정수호 연합 정부가 돼야 한다”면서 “혹여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민주당만의 담장 안에 가두지 말라”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손에 땀을 쥐는 경선이 국민의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각 당에서 대선 후보를 정하고, 이후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를 실현하겠다는 과정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오픈 프라이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지 않는다는 것인데, 당원과 지지자들이 동의하겠나”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