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D-25]
韓 “당장 오늘내일 중 결판을 내자”… 金 “단일화 아닌 자리 내놓으라는 것”
1시간 공개 설전 2차 담판도 결렬
黨, 오늘까지 단일화 여론조사… 金 ‘대선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김문수-한덕수, 63분간 ‘단일화 2차 회동’도 빈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 카페에서 열린 단일화 관련 2차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63분가량 진행된 생중계 회담에서 상대에게 단일화 충돌 책임을 떠넘겼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2차 회동이 결렬됐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생중계로 진행된 회담에서 단일화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다가 63분 만에 회동을 끝냈다.
단일화를 둘러싼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갈등은 막말 비난과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당 지도부는 2차 단일화 회동에서도 합의가 무산되자 당 주도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행했고 김 후보는 이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6·3 대선이 2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단일화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오후 4시 30분 국회 강변서재 카페에서 열린 두 후보의 공개 회담에서 한 전 총리는 “김 후보가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며 “당장 오늘, 내일 결판 내자”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는 건 결국 단일화 하기 싫다는 말”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한 것을 비판한 것.
이에 김 후보는 “저는 국민의힘의 경선을 다 거치고 돈 다 내고 모든 절차를 다 따랐다”며 “왜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서 ‘당신 약속을 22번 했는데 안 지키냐’고 하는 청구서를 내미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일화도 아니고 자리를 내놓으라는 말”이라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회동을 마친 뒤 “후보 만들어주면 입당하고 아니면 ‘바이바이(bye bye)’다. 이런 건 소설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한 전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총리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단일화 주도권을 두고 ‘말 폭탄’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50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당 주도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라며 “단일화란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면 결단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2차 단일화 회동이 결렬되자 단일화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8일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 토론에 이어 김 후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8, 9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보 교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김 후보는 “당의 공식 대선 후보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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