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큰절 김문수 “경선과정 상처… 저 역시 품지 못한점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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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22] 8일간의 ‘단일화 대치’ 끝 복귀
“국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 운 띄워… “이제 원팀으로 함께 싸우자” 강조
권성동 “우여곡절 잊고 똘똘 뭉치자”
의원 절반 의총 불참… 앙금 드러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일화를 둘러싼 그간의 당 지도부와의 갈등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 저 역시 더 넓게 품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후 큰절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일화를 둘러싼 그간의 당 지도부와의 갈등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 저 역시 더 넓게 품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후 큰절하고 있다. 뉴스1
11일 오후 3시 5분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권성동 원내대표,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함께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 후보를 박수로 맞았다. 김 후보가 의총장을 찾은 건 9일 의총에서 당 지도부, 의원들과 충돌하며 18분 만에 회의장을 퇴장한 지 이틀 만이다.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8일간 당 지도부와 롤러코스터 같았던 단일화 대치 끝에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복귀한 김 후보는 의총에서 “이제는 과거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화합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제 원팀으로 함께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초유의 강제 후보 교체를 두고 극심한 분열을 드러낸 만큼 통합이 ‘김문수 대선 후보 체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우여곡절 끝 복귀한 金 “원팀 돼야”

김 후보는 이틀 전 의총장에서 자신의 팔을 붙들며 퇴장을 저지하려 했던 조배숙 의원과의 악수를 시작으로 이종배 이헌승 안철수 등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의총장에 입장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권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뜻이 우리 김문수 후보님에게 있는 만큼 과거의 우여곡절은 모두 잊고, 김 후보를 중심으로 우리가 똘똘 뭉쳐서 정권 창출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면서 김 후보를 불러 세웠다.

연단에 오른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때로 의견이 다를 수 있어 말과 행동이 상처로 남기도 한다”면서도 “저 역시 품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의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김 후보와 의원들은 모두 단상에 올라와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에 이어 가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똘똘 뭉치자”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 선거는 대한민국을 구하고 경제를 살리는, 국민을 통합하는 대화합의 선거”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복귀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가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후보 등록 마감일(11일) 전 단일화 논의에 미온적이던 김 후보 교체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전 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 안건이 과반 찬성을 받을 것을 확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당 “윤석열당이 전광훈당 된 것”

하지만 한덕수 전 총리 추대에 앞장섰던 박수영 성일종 의원 등을 포함해 전체 국민의힘 의원의 절반가량은 이날 의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제 후보 교체 과정에서 생긴 깊은 앙금을 드러낸 것.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가 3일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두고 당 지도부와 대치하자 “단일화하겠다더니 경선에서 승리하자 말을 바꿨다”, “단일화 사기꾼” 등 김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언제든 당내 분열을 불러올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엄숙하게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선대위 회의 뒤 “지나간 일에 매몰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희석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 “평소 이념을 같이해 온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과 연대해 ‘극우 빅텐트’를 결성하고 나아가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후보님의 생각을 묻는다”고 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한민수 대변인도 “윤석열당이 전광훈당으로 바뀌는 것뿐”이라며 “내란 본당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의 심판 대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대선 후보#의원총회#단일화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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