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같은 쪽만 쓰면 위험… 시멘트-자갈-모래 섞어야 콘크리트 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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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취임 한달 회견]
내각-참모 인선 평가
“송미령 장관 유임 염려 잘 알아… 공직사회는 로봇 태권브이와 비슷
철수-영희 지휘관 따라 움직여”

李대통령 기자회견 배석한 참모들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왼쪽)의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뒷줄 왼쪽부터) 등 참모진이 이 대통령의 답변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한 30시간만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라고 말하자 일부 참모진은 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뉴시스
李대통령 기자회견 배석한 참모들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왼쪽)의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뒷줄 왼쪽부터) 등 참모진이 이 대통령의 답변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한 30시간만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라고 말하자 일부 참모진은 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시멘트, 자갈, 모래, 물 등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되고,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가 된다”며 “마음에 드는 색깔,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검찰 출신인 봉욱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임명 등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자 통합 인선을 강조하며 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나 야당, 지지층의 기대에 못 미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면서 “한쪽 편에 맞는 사람만 선택하면 좀 더 편하고, 속도도 나고, 갈등은 최소화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에 드는 색깔,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 다 골라낼 수도 없고, 다 골라내서 한쪽만 쓰면 결국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다”며 “‘성향이 다르다, 누구와 관련이 있다, 누구와 친하다더라’ 등으로 판단해서 배제하기 시작하면 남는 게 없다. 어쩌면 정치 보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게 인사를 두루 중용해 통합적으로 쓰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가 된다”며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송 장관 유임을 둘러싼 일부 농민단체의 반발을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장관 유임에 대한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며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농업의 중요성이 각별한 만큼 농업과 농민의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대해선 “‘로봇 태권브이(V)’와 비슷하다”며 “조종간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 그 내용을 채우는 것은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사회에 대해 영혼 없다, 해바라기다 같은 비난을 가끔 한다”며 “사실 그렇게 비난하면 안 된다. 직업 공무원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 국민의 주권 의지를 대행하는 지휘관에 따라 움직이는 게 의무”라고 강조했다.

#공직사회#국민 눈높이#새 정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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