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의 與’ 입법 폭풍, 계속 몰아친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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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필리버스터 종결뒤 방송법 강행… 21일부터 상법 등 쟁점법안 입법
추석전 檢-사법-언론 3대 입법 처리… 鄭 “이심정심, 국정철학 잘 헤아릴것”
野 “방송장악 3법, 李정권 독재 서곡”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재석 180명 중 찬성 178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재석 180명 중 찬성 178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국회에 ‘입법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원팀”을 강조하는 정 대표의 민주당은 5일 방송법 통과를 시작으로 이달 중 노란봉투법 등 4개 법안을 일방 처리하고, 추석 연휴 전까지 검찰·사법·언론 등 3대 법안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이날 KBS 이사진을 3개월 내에 교체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찬성 178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을 포함한 188석의 범여권이 전날 방송법 상정 직후 국민의힘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24시간 후 국회법에 따라 강제 종료시키고 바로 법안을 처리한 것.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는 곧이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문진법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로 맞섰지만 7월 임시국회는 5일 자정을 기점으로 자동 종료됐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1일 방문진법, 22일 EBS 지배구조를 바꾸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까지 통과시켜 ‘방송3법’ 입법을 마칠 계획이다. 그 직후 매일 본회의를 열어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도 차례로 밀어붙인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과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 대표 공약대로 추석 전까지 검찰·언론·사법 분야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9월에도 입법 폭풍을 예고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이심정심(李心鄭心)”이라며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은 국정철학을 헤아려서 잘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정 대표 선출 직후 통화에서 ‘원팀 정신’과 ‘효능감’을 강조했는데, 거대 여당을 이끄는 정 대표가 이에 부응하는 입법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5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4당 대표를 만나면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찾지 않았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방송장악 3법은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알리는 서곡이다. 같은 방식으로 검찰과 대법원도 장악할 것”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청구 등 모든 법적 가용 수단을 동원해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방송3법 다음은 노란봉투법, 9월 檢-사법-언론 타깃 입법 릴레이


정청래 “시간 끌면 저항만 커져”… 국회의장 만나 “골든타임 협조를”
이달 방문진법-2차 상법 등 처리
검찰청 폐지, 수사-기소 분리 확정… 대법관 14→30명 증원 입법나설듯

“시간을 끌면 끌수록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기 때문에 저항을 오히려 키울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속전속결로 끝내려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5일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언론·사법 등 3대 법안과 관련해 “추석 전에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쟁점 법안 중 가장 먼저 처리하기로 정한 정 대표는 8월 내 나머지인 노란봉투법, 2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뒤이어 추석 전까지 검찰청 폐지 등 3대 입법을 완료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인 야 4당 대표에게 개혁 속도전에 대한 협조를 구하며 입법 드라이브를 본격화했다. 민주당 언론개혁특위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가짜 뉴스 뿌리는 유튜버들”에 대한 통제 방안 필요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유튜브의 허위 정보 유포 근절 대책을 의제에 올렸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 대표를 예방해 “국민이 바라는 개혁이 한편으로 속도감 있게, 한편으로 정밀하게 잘되도록 호흡을 맞춰 가겠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 鄭, 국회의장에게 “개혁 골든타임 놓치면 안 돼”

정 대표는 이날 우 의장을 만나 “민생이 개혁이고 개혁이 민생”이라며 신속한 법안 처리에 대해 협조를 구했다.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완성하려면 순간순간 의장님의 판단과 결단이 필요하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잘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우 의장이 본회의 법안 상정에 대해 숙의나 여야 협의를 요구하며 미루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

정 대표가 전날 위원장을 임명한 3대 개혁 특위는 인선에 속도를 내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이 이끄는 언론개혁특위는 부위원장에 김현 의원, 간사에 노종면 의원을 인선하고 5일 첫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민형배 의원이 위원장인 검찰개혁특위는 법원 검찰 경찰 출신 의원과 교수 법조인 등으로 구성해 6일 출범식과 1차 회의를 연다. 백혜련 의원이 주도하는 사법개혁특위는 6, 7일 중 위원 구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청 폐지, 대법관 증원 등 몰아칠 듯

3대 입법 법안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다듬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 대표는 선거 기간 검사 징계에 파면을 추가하는 검사징계법·검찰청법을 직접 발의했다.

사법개혁과 관련해선 정 대표가 당선 직후 대법관을 14명에서 30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을 직접 거론했고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도를 도입하는 형사소송법, 법원 재판에 헌법소원 청구를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처리도 과제로 제시했다. 정 대표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법관평가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언론과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법안이 다음 달 내 처리가 예고돼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지위가 상실된다.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담은 법안은 정 대표가 22대 국회 임기 시작 다음 날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노란봉투법 등의 처리까지 시간을 벌었으니 그 사이에 독소조항을 제거한 대안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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