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취업시장, 특히 투명-공정 경쟁 필수”… 15%대 신용대출 금리엔 “잔인한 금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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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자녀 우선채용 논란 정면비판
대통령실 “노사 어느 한쪽편 안들것”
혐중시위 놓고 “관광객 모욕 깽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일부 노동조합에서 요구하는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권에 대해 “보도에서 본 일이 있다”며 “이래서는 안 된다. 불공정의 대명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취업시장은 어느 분야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필수”라며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는 노동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논란을 정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계를 향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피차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기업 활동 위축 등 산업계 우려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조의 잘못된 관행을 공개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생중계된 국무회의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이야기도 하나 해야 할 것 같다. 경제 전체 파이를 키우려면 공정한 경쟁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이 부분에 대한 법안을 발의했고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과 논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공정 문제에 있어 세계적 수준의 평균값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단체협약 등을 통해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의 자녀·친인척을 우선·특별 채용하도록 위력을 행사하거나 요구하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문제엔 엄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감옥에 가는 일이다, 회사 망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되는 추락 사고를 지적하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에게 “이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깝다. 뻔한 건 엄벌 좀 하라”며 “몇 달째 계속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더 신경 써달라”고 거듭 지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로감독관이 명함을 줄 때 ‘추락사 방지. 떨어지면 죽습니다’라고 해서 홍보물처럼 준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떨어지면 방치한 사람도 죽는다고 넣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노동계든 기업계든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요 은행들에 대해 ‘이자놀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15%대인 최저 신용대출자 금리에 대해 “여기에 어떻게 서민 금융이란 이름을 붙이느냐”며 “경제성장률 1% 시대에 성장률의 10배인 1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서민이 살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고신용자에겐 저율의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 주지만 저신용자에겐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영역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우량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면서 0.1%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지우고,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좀 더 싸게 빌려주면 안 되느냐”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명동에서 벌어지는 ‘혐중 시위’에 대해선 “만약에 어느 나라 갔는데 ‘어글리 코리안’ 하면서 욕하고 삿대질하면 다시는 안 갈 것 같다”며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해 관계를 악화시키려고 한다”고도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모욕적 행위에 대해 집회 주최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경고 정도로는 안 될 것 같다”며 “무슨 표현의 자유냐. 깽판이지”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현대판 음서제#산업재해#최저 신용대출자 금리#혐중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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