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항에 계류하고 있는 알파급 공격원자력잠수함(SSN). 러시아 해군 제공
진영승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가 국회 서면 답변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원자력잠수함 원자로 모듈을 제공받았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직 군 수뇌부가 러시아의 대북 기술 이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러시아, 원자로 모듈 北에 이전했나?
23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따르면 진 후보자는 “최근 러·북 군사협력 강화는 북한에 원자력잠수함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2~3개의 원자로 모듈을 제공했다’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원자로 모듈은 가압기·냉각재 펌프·증기발생기·원자로 용기·노심 기능을 소형화해 잠수함 동력으로 쓰이는 장치다.
■ 북한, 원자력잠수함 확보 시간 단축되나
만약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나 모듈 제공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역설계를 통해 원자력잠수함 확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에 해당해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이미 원자력잠수함 개발 주장
북한은 지난 3월 노동신문을 통해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당 8차 대회 결정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해당 사업을 직접 언급했다.
2021년 1월 열린 8차 당 대회에서는 국방력 발전 5대 과업 중 하나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가 포함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언급한 잠수함이 공격형(SSN) 또는 전략형(SSBN) 원자력잠수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어떻게 보나
진 후보자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 “전략적 억제력 강화를 위해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핵 비확산의 민감성과 경제성을 종합해 신중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 불법 구조물과 관련해 “중국군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추적 중이며, 비례성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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