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대표 로망 발언이 자기 정치” 김민석 “어떤게 폐해인지 토론하자”

  • 동아일보

적통 논쟁 이어 ‘자기 정치’ 난타전
친청 “계엄 해제 때 감기약 공개를”… 金 “국힘이 얘기한 줄 알았다” 반격
계파 의원들까지 가세, 갈등 고조… 전준위 “단합 해치면 강력 조치”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 주자들이 7일 ‘자기 정치’ 논란을 두고 정면 충돌하면서 당권 경쟁이 사실상 계파 간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자마자 ‘적통 논쟁’에 이어 이른바 ‘검찰개혁’ 과정에서 벌어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지도부 간 당청 갈등,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무산 과정에 대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동을 통해 당내 단합을 강조하면서 봉합을 시도했지만 주요 후보들을 지지하는 계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흐름이다.

● ‘자기 정치’ 논란에 파상 공세 편 친청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7일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유동균 마포구청장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뉴스1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7일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유동균 마포구청장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뉴스1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는 7일 유동균 마포구청장 취임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누가 ‘저 사람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정작 본인도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민석 전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 폐해가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자신을 비판하자 자기 정치를 한 것은 김 전 총리라고 맞받은 것.

정 전 대표는 “현직 국무총리가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지 않게 ‘당 대표 로망’ 발언을 함으로써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자기 정치 사례”라고도 했다. 김 전 총리가 올 2월 기자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인이 갖는 로망”이라고 말한 것을 들어 역공을 편 셈이다. 친청(친정청래)계는 김 전 총리의 이 발언이 6·3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친청계 의원들도 일제히 김 전 총리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 공세를 폈다. 한민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에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에 몸을 던졌다”고 언급한 데 대해 “(지인이) ‘결코 동의할 수 없고,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자신의 세대(40, 50대)에게 심지어 ‘불쾌함’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단일화를 요구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김 전 총리의 과거를 들춘 것.

이성윤 최고위원은 “(계엄 해제 표결 날) 감기약을 먹고 잠들었다고 하는데, 감기약으로 그 이유를 다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전날 “감기약 성분을 밝혀라”라고 요구한 데 이어 재차 계엄 해제 표결 불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

최민희 의원은 “이언주 의원과 ‘합당 흔들기’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누구인가”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책임론을 꺼냈다. 올 1월 합당 반대 메시지를 주고받는 이 의원의 전화 화면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 의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이가 김 전 총리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 金 “자기 정치 폐해 토론하자”, 宋 “이재명 정부와 상충되는 게 문제”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 측의 공세에 반박하며 역공에 나섰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지방주도성장’ 세미나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대표가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하면서 (저에게) 자기 정치 아니냐 반문했다”며 “어떤 게 진짜 자기 정치의 폐해인지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계엄 표결 불참과 관련된 의혹 제기엔 “국민의힘에서 얘기한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합당 흔들기’ 의혹에 대해선 “제가 반대해서 무산됐다는 것은 0.1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만약 0.0001이라도 사실이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를 돕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친청계 의원들을 향해 “계파 호위무사들”이라고 비판했다.

8일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 나서는 송영길 전 대표도 논란에 가세했다. 송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자기 정치가 민주당의 이익, 이재명 정부와 일치되느냐, 상호 상충되느냐의 문제”라며 “주가 5,000을 돌파하고,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때 자기들 프로그램만 돌려야 되느냐”고 말했다. 코스피 5,000 돌파 당일 정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발표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당권 경쟁이 상호 비방전으로 흐르자 당 안팎에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학영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당내 구성원 간 소모적인 비방이나 네거티브가 아니라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건설적 토론 자리가 돼야 한다”며 “당의 단합을 해치는 과도한 비방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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