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보이스피싱으로 2억 6800만 원 날리고 빚만 4000만 원 있는데 다시 회생할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후반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2월 7일부터 20일까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으로 2억 6800만 원을 잃었다”고 밝혔다.
A 씨는 “원래 제 현금 자산 1억 2800만 원이 있었고 교사다 보니 대출이 잘 나와서 부산은행 대출 8000만 원, 공제회 대출 6000만 원 받아서 그놈들에게 넘겼다”라며 “원래 빚은 4000만 원 있었고 청약과 주식으로 (모은 돈은) 4000만 원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보이스피싱은 저랑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배울 만큼 배웠으니 절대 속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놈들 생각보다 치밀하고 교묘하더라”라고 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당신 명의의 통장이 자금세탁, 은닉에 연루돼 있고 피해자로 전환 받으려면 자산 검수 후 계좌 추적을 해야 한다”라며 A 씨를 속였다고 한다.
A 씨는 “예비 남편도 2억 6000만 원 없어도 우리 인생 안 망한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괜찮을 리 없다”라며 “올해 결혼해야 해서 이래저래 돈도 많이 드는데 밤에 잠도 안 온다. 자려고 눈 감으면 사기꾼들한테 벌벌 떨며 돈 이체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 학기 준비로 출근도 해야 하는 데 심적으로 고통스러워서 출근도 못 하겠다. 정신과를 가자니 최근 하늘이 사건으로 문제 생길까 봐 못 가겠다”라고 하소연했다.
누리꾼들은 “철없어서, 몰라서 당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진짜 교묘해진 수법은 못 피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힘내세요”, “나약한 생각은 하지 마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 상황이 아주 똑같다. 이제 당한 지 1년 됐는데 남일 같지가 않다”, “나도 똑같은 수법으로 당했다. 8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고 스스로 한심할 때가 있다” 등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공감을 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