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규모 강의실에 10여명만…개강에도 썰렁한 의대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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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3월 4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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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휴학·수업거부…의대생 극히 일부만 참여
25학번 신입생 수업 정상 진행…엄정 학사 관리 당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전경. 2025.3.4/뉴스1 ⓒ News1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전경. 2025.3.4/뉴스1 ⓒ News1
“학생들이 거의 다 휴학해서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4일 오전 9시 30분 눈 내리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학생관에서 의예과 패딩 점퍼를 입고 나온 의대생 A 씨는 이같이 말했다. 개강 날 학생들로 활기 넘쳐야 할 캠퍼스는 오가는 인원이 거의 없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학내에서 만난 대학원생 B 씨는 “학부생들은 오늘 거의 (수업에) 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퍼스에서 마주친 치대생 C 씨는 “의대생들은 다 휴학해 안 나왔을 것”이라며 “작년에도 의대 건물엔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학기 의대 수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제적 위기에 처한 학생 등 극소수 일부 의대생이 수업에 참여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학생관 내부 200명 규모의 1강의실에선 의대 본과생으로 추정되는 학생 약 10명만이 강의실에 모여 수업을 듣고 있었다.

같은 층 2강의실에도 오직 10명 정도의 학생이 수업을 들었다. 강의에선 유행성 감염 질환인 흑사병 ‘페스트’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같은 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의과대학 106관 건물 역시 썰렁한 분위기였다. 예과 1학년 대상 ‘글쓰기’ 공통교양 수업이 열리는 강의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강의실은 닫혀 있었고 오가는 학생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수업이 진행되기 10분 전쯤 강의실엔 ‘새내기’로 추정되는 약 10명만이 자리에 앉았다. 100명 정도 수용 가능한 강의실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수업 시작에 앞서 출결 체크를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모바일 학생증을 강의실 앞 출결관리시스템에 태그했다.

아직 친해지지 않은 탓인지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은 휴대전화만 보고 있어 강의실엔 어색한 적막함만이 흘렀다. 수업에 참여한 25학번 신입생 A 씨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부분의 의대 예과 1학년의 경우 학칙상 휴학이 불가하다. 또 학적 등록을 위해선 등록금을 납부하고 수강신청도 필수로 해야 한다. 25학번 신입생 중 수강신청한 학생 극히 일부가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다른 서울 사립대 의대에선 대부분의 예과 1학년 학생이 1학점만 수강신청해 놓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수업 거부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의과대학 건물에 오가는 인원이 없어 썰렁한 모습. 2025.3.4/뉴스1 ⓒ News1
4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의과대학 건물에 오가는 인원이 없어 썰렁한 모습. 2025.3.4/뉴스1 ⓒ News1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은 지난해 2월부터 휴학계를 내고 집단으로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올해도 학생들은 좀처럼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의 한 사립대 의대에서도 25학번 신입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수업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학 총장은 “예과 1학년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1학기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25학번 신입생은 수업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각 대학에 엄정한 학사 운영 관리를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신입생은 의대 증원이 될 것을 알고 입학해 증원 이유로 동맹휴학은 명분이 없다”며 “2025학번은 학칙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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