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만쌍 결혼 ‘역대 최대 증가율’…5쌍중 1쌍 ‘신부 연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20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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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14.9% 급등하며 22만 건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가 많았던 ‘에코붐 세대(1991∼1996년 출생)’가 결혼 적령기인 30대에 진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결혼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착시효과’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혼인을 장려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2만9000건(14.8%) 증가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 증가율은 1970년 연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하던 혼인 건수는 2022년 하반기(7~12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1.0%)부터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출생아 수가 많았던 에코붐 세대가 대부분 혼인 적령기인 30대로 접어들면서 혼인 건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1980년대 후반 60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하면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70만 명대를 유지했다. 이 시기 태어난 이들이 현재 30대 초중반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9세, 여자는 31.6세였다.

전체 혼인 중 남녀 모두 초혼은 80.4%, 남녀 모두 재혼은 10.4%에 달했다. 초혼 부부 혼인 건수(178만7000건)에서 여자가 연상인 비중은 19.9%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1000건(5.3%) 늘었다. 외국인 여자와의 혼인 건수는 1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외국 남자와의 혼인(5000건)도 전년 대비 2.6% 많아졌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2.1%)이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고 중국(16.7%)과 태국(13.7%)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여자와 혼인한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미국이(28.8%) 가장 많았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1000건(1.3%) 감소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가 50.4세, 여자가 47.1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0.5세 상승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3만9000건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8%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혼인 건수 증가세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와 인구구조 등 특수한 상황이 겹치면서 발생한 단기적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혼인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는 선제조건인 만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빠르고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할 분야”라며 “젊은 세대가 혼인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자원을 지방의 2, 3개 대도시로 분산시키는 중장기 마스터플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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