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매우 심각’ 61%가 침엽수…‘경미’는 75%가 활엽수
수종 따라 피해 갈려…복원력도 활엽수가 우위
2023년 3월 지리산에서 발생했던 대형산불은 수종에 따라 피해가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2년새 피해 지역이 대부분 자연 복원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달 발생한 지리산 화재는 회복 기간이 더 짧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립공원공단은 2023년 발생한 지리산 산불을 분석해 최근 한국환경생태학회 세미나에서 ‘지리산국립공원 하동 산불발생지 식생피해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단은 2023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피해 지역의 수종과 복원력을 추적 관찰했다.
공단은 산불 피해지역 159.39ha(헥타르)에서 나뭇가지까지 모두 탄 수관화의 경우 ‘매우 심각’, 나무기둥까지 탄 수간화는 ‘심각’, 땅을 따라 지표화와 지중화에 그쳤다면 ‘경미’ 수준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매우 심각’ 면적이 3.61ha로(2.27%) 가장 적었고 ‘심각’ 21.76ha(13.65%), ‘경미’는 134.01ha(84.08%)로 가장 넓었다.
‘매우심각’ 피해지의 산림유형별 면적을 살펴보면 침엽수 군락이 2.22ha(61.34%)로 가장 넓었다. 반면 활엽수 군락은 1.32ha(36.52%), 침활 혼합 군락은 0.01ha(0.26%) 수준이었고 인공림은 0.07ha(1.88%)에 그쳤다.
피해 정도가 적을수록 활엽수 군락 비율이 높았다. ‘심각’으로 분류되는 피해지 유형은 활엽수 군락이 12.25ha(56.3%)를 차지했고 침엽수 군락은 6.83ha(31.37%), 침활 혼합 군락은 1.98ha(9.11%) 수준이었다. ‘경미’는 활엽수 군락이 100.02ha(74.64%)로 가장 넓었고 침엽수 군락은 16.53ha(12.34%)뿐이었다. 이어 침활 혼합 군락 9.11ha(6.8%), 인공림 8.34ha(6.22%) 순이었다.
피해지역 수목은 활엽수 71.27%, 침엽수 16.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활엽수 중심으로 심어져 피해 면적 80% 이상이 ‘경미’ 수준에 그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불 피해 1년 반 후인 지난해 9월 촬영한 지리산국립공원. 대부분 자연 복원됐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공단은 또 피해지역 내 표본조사 구역(면적 400㎡)을 42곳 설정해 추적 관찰했다. 산불 발생 당시와 1년 뒤를 비교해보니 활엽수와 침엽수는 회복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매우 심각’ 지역 활엽수림은 나무나 풀이 말라 죽는 비율인 고사율이 100%에서 86.67%로 13.33%포인트의 개선됐지만 침엽수림은 96.2%에서 91.19%로 5.01%포인트 개선되는 것에 그쳤다.
또 산불유형별 고사 개체수와 수종을 분석해보니 ‘매우 심각’ 지역의 고사목 6175그루 중 2800그루(45.3%)가 소나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굴참나무(950그루), 졸참나무(475그루) 등 활엽수는 23%였다. ‘심각’ 단계 고사목 5700그루 중에는 소나무 비율이 25%, 굴참나무와 졸참나무 비율은 17.9%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이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대형산불로 발생한 지리산국립공원의 피해 수준을 위성 분석한 결과 ‘매우 심각’이 1%, ‘심각’이 13%, 나머지는 ‘경미’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2023년 산불보다 피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단 관계자는 “2023년 산불 피해 지역은 현재 산불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회복됐다”며 “올해 산불 피해 지역은 면적은 더 넓지만 피해 수준이 심하지 않아 더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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