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 시점(현지 시간 다음 달 1일 0시 1분)을 나흘 앞두고 정부가 쌀을 비롯한 농산물 추가 수입과 조선, 반도체 관련 투자 카드로 미국의 상호 관세 인하와 자동차 품목 관세 인하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부 당국자는 “쌀은 다르게 접근하면 답이 열릴 수도 있다”며 “그 부분(미국 쌀 수입 확대)은 사실상 상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쌀 시장 전면 개방 대신에 쿼터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은 만큼 정부도 쿼터 조정 등으로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조선·반도체 추가 투자를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카드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현지 건조 등 조선산업 협력은 물론이고 현지 조선소 추가 인수 등 투자 확대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분야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등 최첨단 반도체 추가 투자 등이 거론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조선소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선박 관련 기술 이전까지 하는 조건인 만큼 협상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25일(현지 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러트닉 장관의 뉴욕 사저에서 진행한 한미 산업장관 협상에서도 조선업 분야에서의 투자와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김용범(오른쪽)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통상대책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5. 뉴시스대통령실은 25일에 이어 26일에도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주재로 통상현안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엔 미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여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관세 협상에 대해) 24시간 보고를 받고 있다”며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하라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31일경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유럽연합(EU)과 관세 협상에 나서고 28, 29일엔 베선트 장관 등이 참석하는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스코틀랜드 출국 전 “8월 1일에는 거의 모든 거래가, 아니면 전부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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