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3.10.[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성세대 의사들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의료계 ‘선배’ 의사들을 향해 날선 질문을 던지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20일로 예정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앞두고 휴진 등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협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대화와 투쟁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해 왔지만, 의협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공의 대표가 내부 비판에 나서면서 의협 내 직역·세대간 갈등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날 의협은 1·2부로 ‘대선기획본부 출범식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3부에선 대표들끼리 모여 향후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조기 대선 등에 따른 대응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 위원장은 “‘(선배들이)학교로 돌아가라’고 하지만 학생들이 나와 있어서 협상력에 목소리에 힘이 생긴 것”이라며 “그렇다면 (선배들은) 그만큼 그에 대응되는 것에 대해 어떤 것을 해줄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엔드 포인트(End Point·종료점)라는 건 전공의·학생이 1년 동안 고생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라며 “선배님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논의 자체도 전공의·의대생이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의정갈등 해결의 주축이 전공의·의대생이라며 의대생 복귀를 강조하는 선배들을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 위원장은 의대생 복귀를 호소하는 의대 교수들을 향해선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해야지 왜 어떻게든 교육할 수 있다고 하느냐”며 “여기서 지금 (24·25학번을 합친) 7500명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의료계 내부에선 사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박 위원장의 투쟁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최근 의대생 복귀 기류를 두고도 “팔 한쪽 내놓을 각오 없이 뭘 하겠느냐”고 해 의대생 투쟁을 종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박 위원장을 대화 파트너로 삼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의협 관계자는 “자신이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의대생 투쟁을 종용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됐다”며 “사태 해결보단 본인이 내부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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