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비 하나를 함께 쓴 채 비를 피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4일 오전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추위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고궁을 배경으로 화사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려던 관광객들은 얼른 검은 바람막이를 걸쳤다. 그냥 털 달린 패딩 모자를 쓴 이들도 있었다. 오전 11시 20분경 갑자기 몰아친 비바람과 돌풍에 놀라 담장 지붕 아래로 대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우산이 뒤집힐 정도의 강풍이었다.
전국에 돌풍과 눈, 비가 내리며 쌀쌀한 날씨를 보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외투로 얼굴을 가린 채 걸어가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지난 주말(13일)부터 이어져 온 이번 이상 기후는 북극에서 남하한 찬 공기와 남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충돌하면서, 상층 대기에서 ‘절리저기압’이라 불리는 찬 공기 덩어리가 형성됐다. 이 절리저기압이 한반도 상공까지 내려오며, 상층은 영하 30도, 지상은 영상권이라는 극심한 기온 차를 만들었다. 온도 차가 40~50도에 달하면서 생긴 대기 불안정이 돌풍과 천둥·번개, 우박 등 강한 기상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갑작스러운 비바람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외투를 뒤집어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지난 13일 새벽 종로구 송월동 기상 공식 관측소에서 최대 0.6cm의 눈이 쌓였다고 밝혔다. 이는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서울에서 기록된 4월 최심 적설량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31년 4월 6일에 내렸던 눈으로 2.3cm로 기록돼 있다.
한편 이번 꽃샘추위는 16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낮부터 점차 평년 날씨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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