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17일 기업인 소환
형사사건-오너리스크 무마하려
‘집사’ 업체에 보험성 투자 의혹
기업총수들, 출석 여부-시기 고심
14일 오전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세종시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와 용역업체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건물에 들어서는 특검 수사관들의 모습. 세종=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4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게 17일 특검 사무실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은 이들이 당시 각종 형사사건과 오너 리스크를 무마하기 위해 이른바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모 씨 관련 기업에 ‘보험성 투자’를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 리스크 처한 기업들, 줄줄이 수십억 원 투자
특검이 이날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한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은 모두 합쳐 125억 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순으로 보면 한국증권금융이 50억 원, HS효성이 35억 원, 카카오모빌리티는 30억 원, 키움증권은 10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가 진행된 2023년 6월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 운영 과정에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2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상태였다. 또한 투자금 집행 직후인 2023년 7월에는 가맹사 이중계약에 의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져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계열사 여러 곳을 동원해 총 35억 원을 투자한 HS효성의 경우 당시 조현상 부회장 전 측근의 비위 폭로가 언론에 보도됐다. 또한 내부 계열사 분리 문제가 대두되는 등 안팎으로 리스크를 겪는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이른바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에 김익래 전 회장이 연루돼 사정당국의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였다.
김건희 특검은 출석 일정이 조율되는 대로 김 창업주 등을 불러 김 씨가 지분을 가지고 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에 투자하게 된 경위와 목적을 캐물을 계획이다. 해당 기업들은 총수들의 출석 여부와 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회장은 출석 요구 날짜에 직접 주재하는 국제 회의가 베트남에서 예정돼 있어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김건희 집사-김건희 이익 관계 수사
김 씨가 임원으로 재직했던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를 통해 카카오와 HS효성 관계사, 각종 금융사 등으로부터 총 184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IMS가 부실 기업임에도 김 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토대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이다. 김 씨는 2012년부터 3년간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에서 일하는 등 김 여사 일가의 대소사를 챙겨줬다고 한다.
김 씨는 김 여사 일가와 자신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지며 기업들의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자 IMS모빌리티 지분 4.64%를 자신이 만든 차명 회사에 넘겨 ‘지분 위장 처분’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씨와 김 여사의 관계가 단순한 측근을 넘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였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 삼부토건 주가조작 피의자 4명 구속영장 청구
김건희 특검팀은 14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이일준 현 회장,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들이 실제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데도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끌어올린 뒤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세종시에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대통령기록관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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