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덮친 광주 어린이집…반복 대피 훈련에 모두 무사

  • 뉴스1
  • 입력 2025년 7월 17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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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물 폭탄에도 아이들 침착하게 대피
광주 북구 한 때 시간당 60㎜ 폭우

17일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광주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북구 용봉동 북구청 사거리 일대 침수로 차량에 고립된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17일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광주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북구 용봉동 북구청 사거리 일대 침수로 차량에 고립된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대피!라고 외쳤더니 아이들이 평소 훈련 때처럼 4층으로 뛰어올라갔어요.”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정다정 원장은 17일 낮 12시쯤 갑작스러웠던 침수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즈음 북구에는 시간당 60㎜의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어린이집 입구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

하지만 정 원장은 당황하지 않고 식사 중이던 아이들에게 ‘대피’라고 외쳤다. 등원한 50명의 아이들은 침착하게 정 원장과 선생님의 지시를 따랐다.

정 원장은 “정오부터 밖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물이 차올라 차가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며 “너무 놀라서 밥을 먹던 중 아이들을 곧바로 대피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평소 대피 훈련을 반복한 덕분인지 아이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선생님은 “점심시간 도중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밥도 다 못 먹고 다 같이 뛰었다”며 “아이들이 당황하지 않고 평소처럼 움직여줘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매달 한 차례 실시해온 훈련이 실제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16일 광주 북구청직장어린이집에서 열린 재난안전교실에서 아이들이 화재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16일 광주 북구청직장어린이집에서 열린 재난안전교실에서 아이들이 화재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갑작스러운 대피 소동에 부모들은 서둘러 어린이집을 찾았다. 정 원장은 “부모님들께는 안전이 확보되면 움직여 달라고 안내했지만 걱정에 긴급돌봄을 신청하거나 조퇴를 하고 오신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정 원장은 “북구청에 SOS를 보냈더니 직원들이 곧바로 달려와 도와주셨다”며 “평소 준비했던 매뉴얼과 훈련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오후 2시 기준 광주의 하루 누적 강수량은 183㎜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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