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이틀간 519mm ‘200년만의 괴물 폭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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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역 할퀴고 남부지방 이동
광주 하루새 413mm 최고 기록
충남-경기 4명 숨지고 1300명 대피
경부-호남선 일부 등 운행중단 속출

충청권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17일 충남 당진시 행정동 일대가 역천 범람으로 침수돼 있다. 2025.7.17. 뉴스1
충남 서산에 16, 17일 이틀간 5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지는 등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괴물 폭우가 한반도 곳곳을 덮쳤다. 경남 창녕과 광주·전남은 300mm 이상, 대구·경북에도 최대 200mm 이상 강수량이 관측되는 등 물 폭탄이 전국을 강타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피해가 속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호우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산에는 이틀간 519mm가 내렸다. 일 강수량(438.5mm) 기준으로 1968년 서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17일 오전 1시 46분부터 1시간 동안 114.9mm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 강수량 기준으로는 200년 만에 한 번,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는 100년 만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확률”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에 시간당 86㎜ 폭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폭우로 넘치는 빗물에 갇혀 오가지 못하고 있다. 2025.07.17. [광주=뉴시스]
남부 지방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에서는 이날에만 오후 10시까지 412.7mm가 내려 하루 강수량 기록을 세웠다. 경남 창녕에는 오후 10시 15분 기준 360mm, 경북 청도에는 211mm의 비가 내렸다.

집중호우로 충남과 경기에서 4명이 숨지고, 전국에서 1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1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최고 수위인 3단계로 올렸다. 경남 밀양시 한 노인요양원에서는 흙탕물에 고립된 환자와 직원 56명이 구조대 보트로 탈출했다.

폭우로 전국 각지 교통이 멈췄다. 경부선과 호남선, 장항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대전~당진고속도로 일부 구간 등에선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김해·광주·여수·청주공항에선 항공기 수십 편이 결항 또는 회항했고 여객선 39척과 31개 항로 운항이 중지됐다.

비는 19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18, 19일에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최대 400mm 이상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환경부, 산림청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집중호우#충남#중대본 3단계#경기#광주#폭우#긴급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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