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외치자 4층으로 뛴 아이들…어린이집 ‘평소 훈련’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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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1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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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폭우로 건물 입구까지 물 차올라 밥 먹다가 대피

17일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광주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북구 용봉동 북구청 사거리 일대 침수로 차량에 고립된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광주 북구 제공) 2025.7.17/뉴스1
17일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광주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북구 용봉동 북구청 사거리 일대 침수로 차량에 고립된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광주 북구 제공) 2025.7.17/뉴스1

17일 광주·전남 지역에 ‘시간당 86㎜’ 물폭탄이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밥을 먹다가 건물 위로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북구의 한 식료품점에서는 손님과 종업원 77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2분경 북구 오룡동의 한 대형 식료품점 1층에서 “빗물이 들어차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물은 발목 높이까지 차올랐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구조대는 식료품점 2층에서 손님과 종업원 77명을 순차적으로 구해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뉴시스


매달 한 차례 해온 대피 훈련 효과 발휘
“대피!라고 외쳤더니 아이들이 평소 훈련 때처럼 4층으로 뛰어올라갔어요.”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정다정 원장은 이날 낮 12시쯤 갑작스러웠던 침수 상황을 떠올리며 이같이 뉴스1에 전했다.

정 원장은 “정오부터 밖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물이 차올라 차가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며 “너무 놀라서 밥을 먹던 중 아이들을 곧바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물은 어린이집 입구까지 차오른 상황이었다. 정 원장은 당황하지 않고 식사 중이던 아이들에게 “대피”라고 외쳤다.
광주지역에 시간당 86㎜ 폭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폭우로 넘치는 빗물에 갇혀 오가지 못하고 있다. 2025.07.17
광주지역에 시간당 86㎜ 폭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폭우로 넘치는 빗물에 갇혀 오가지 못하고 있다. 2025.07.17

등원한 어린이 50명은 침착하게 정 원장과 보육교사의 지시를 따라 이동했다. 매달 한 차례 실시해온 대피 훈련 덕분이었다.

한 보육교사는 “점심시간 도중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밥도 다 못 먹고 다 같이 뛰었다”며 “아이들이 당황하지 않고 평소처럼 움직여줘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북구청에 SOS를 보냈더니 직원들이 곧바로 달려와 도와주셨다”며 “평소 준비했던 매뉴얼과 훈련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광주#물폭탄#대피#피해#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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