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4번” 잇따른 유괴 사건 학부모·아이들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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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생성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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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에서 아동·청소년을 노린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사건에서는 경찰의 초기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며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 입 막고 강제로 끌고 가…“성범죄 목적” 자백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출처=뉴시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출처=뉴시스)
11일 수원지법 남성우 부장판사는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초등학생을 끌고가려 한 10대 고교생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군은 지난 8일 오후 귀가 중이던 여학생을 따라 내려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가려 했으나, 피해 아동이 울며 저항하자 달아났다. 경찰은 부모의 신고를 받고 같은 날 밤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고, A 군은 성범죄 목적이었다고 자백했다.

■ 이틀 만에 연달아 세 건…“매우 심각한 상황”

비슷한 사건은 불과 이틀 새 전국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9일 서울 관악구에서는 60대 남성이 학원에 가던 여학생의 손을 잡으려다 발각됐다. 그는 “발레를 하라는 말이었다”고 변명했다.

같은 날 제주 서귀포시에서는 30대 남성이 초등학생에게 아르바이트를 권하며 접근했다가 학생의 신고로 당일 검거됐다.

10일 대구 서구에서는 한 남성이 초등학생에게 “짜장면 먹으러 가자”며 유인하려다 부모 신고로 3시간 만에 검거됐다. 그는 “손을 잡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 “유괴 의심” 신고에도…경찰 초기 대응 허점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가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가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교 인근에서도 남성들이 학생들을 유인하려 한 사건이 있었지만, 경찰이 초기에 허위 신고로 결론 내려 논란이 됐다.

신고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였으나, 실제 범행 차량은 ‘회색 쏘렌토’로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경찰은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인근 학교는 이미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얼마 후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실제 범행 차량이 ‘회색 쏘렌토’라는 점을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신고 당시 차량과 범행에 쓰인 차량이 달랐다”며 “사실관계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 떠는 학부모들…“회사 그만둬야 할까”

서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 홍제초 주변 길을 정비해달라는 학부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캡처)
서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 홍제초 주변 길을 정비해달라는 학부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캡처)
학부모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년째 통학로 위험을 지적했지만 개선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대문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맘카페에 가장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등교 시간에 경찰 순찰을 본 적이 없다며 “아이들 놓친 다음에 후회하고 무릎 꿇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경고했다.

서대문구청에는 홍제초 주변을 일방통행으로 바꾸는 등 등하굣길 안전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 “경찰경력 총동원” 서울시 전력 대응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에서 경찰관들이 학생들의 하굣길을 지키고 있다.(출처=뉴스1)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에서 경찰관들이 학생들의 하굣길을 지키고 있다.(출처=뉴스1)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경찰청은 12일 청소년 범죄 대응 시스템 ‘긴급 스쿨벨’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전역 1373개 초·중·고교와 학부모 78만 명에게 범죄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등하굣길 순찰을 강화하고, 아동 대상 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초등안심벨’의 모습. 뒷면의 회색 버튼을 누르면 100dB 이상의 경고음이 울린다. (출처=서울시)
서울시가 운영하는 ‘초등안심벨’의 모습. 뒷면의 회색 버튼을 누르면 100dB 이상의 경고음이 울린다. (출처=서울시)
또한 서울시는 기존에 1~2학년만 지원하던 ‘초등안심벨’을 내년부터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 위급 시 100dB 이상의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로, 5월 무상 보급 이후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신고와 동시에 CCTV 관제센터와 연결되는 ‘안심헬프미’도 하반기에 10만 개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안심헬프미는 신고와 동시에 CCTV 관제센터와 연결돼 경찰 출동을 요청할 수 있으며, 보호자 5명에게도 위치와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이은 범죄가 크게 우려된다”며 “(서울시 경보시스템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동 유괴#유괴 미수#학부모 불안#경찰 대응#초등안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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