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샤넬백 받은 김건희 비서, 웃돈 주고 제품 바꿔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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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의 ‘샤넬백’… 김건희 비서에 갔다
“金 선물용” 통일교 前간부가 건네
金측 “김여사 샤넬백 받은적 없어”

2022년 6월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을 당시 수행비서 유경옥 씨(왼쪽 점선)가 동행한 모습. 김해=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년 6월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을 당시 수행비서 유경옥 씨(왼쪽 점선)가 동행한 모습. 김해=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에게 ‘여사 선물용’ 샤넬백을 전달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물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모 씨가 김 여사에게 각종 민원을 청탁하기 위해 전 씨에게 전달을 부탁한 물품들이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대통령 취임식 전후인 2022년 4∼8월경 윤 씨가 전 씨에게 건넨 샤넬백이 유 씨에게 전해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샤넬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확인한 제품 일련번호로 해당 선물의 구입, 교환 경로를 추적했다. 유 씨는 이 선물을 샤넬 매장에서 추가로 돈을 주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선물로 받은 1000만 원 상당의 샤넬백에 100만 원을 얹어 다른 종류의 샤넬백으로 바꿨고, 다시 200만 원을 더 내고 또 다른 샤넬백 및 사넬 제품으로 교환했다고 한다.

유 씨는 과거 김 여사의 회사 코바나컨텐츠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김 여사를 보좌했다. 법조계에서는 현직 영부인을 향해 전달된 선물을 수행비서가 자의적으로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 측은 20일 “김 여사는 건진법사 등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건진법사 샤넬백, 김건희 비서에 전달
“코바나 출신 비서, 매장 두차례 찾아… 100만원, 200만원 더 내고 교환”
檢, 샤넬코리아 압수수색서 포착
건진 “돌려받았지만 잃어버려” 주장… 법조계 “김건희 직접 조사 불가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65)로부터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백을 전달받은 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인물로 지목된 유경옥 씨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그는 과거 김 여사가 운영한 회사 코바나컨텐츠에서 일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뒤에는 대통령실에서 행정관급 비서로 일하며 김 여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모 씨가 전 씨에게 건넨 샤넬백 등 선물이 유 씨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샤넬백이 김 여사의 최측근 수행비서에게 전달된 정황까지 나온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김 여사 수행비서, 샤넬 제품 매장서 교환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전후인 2022년 4∼8월경 윤 씨가 전 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으로 전달한 샤넬백이 유 씨에게 전달된 정황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서울 중구 소재 샤넬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특히 검찰은 유 씨가 전 씨에게 받은 샤넬백을 매장에서 웃돈을 얹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제품은 각각 부여된 고유번호가 있어 누가 최초 구입자인지, 교환이 언제 이뤄졌는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유 씨는 두 차례에 걸쳐 샤넬 매장에서 제품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선물용 샤넬백은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샤넬백에 100만 원을 얹어 다른 종류의 샤넬백으로 바꿨고, 그 이후에도 200만 원을 더 내고 또 다른 샤넬백 및 사넬 제품으로 교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기록된 제품 교환 이력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전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윤 씨에게 받은 샤넬백 등 김 여사 선물들을 잃어버렸고,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17일 검찰 조사에선 “유 씨에게 (샤넬백을) 돌려받았고 결국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 씨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김 여사 선물용’인 샤넬 제품들을 매장에서 교환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 수행비서 유 씨 ‘김건희 문고리 4인방’ 지목

이번에 이름이 언급된 유 씨는 2022년 9월 김 여사가 최재영 씨로부터 디올백을 받을 때에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김 여사와 최 씨의 만남 전에 양측의 면담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윤 전 대통령 관련 청문회에서도 유 씨의 이름이 등장했다. 당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 씨 등 4명을 ‘김건희 문고리 4인방’으로 지목했고, 청문회에 출석한 최 씨는 디올백 수수 당시 유 씨가 현장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 씨는 또 “(김건희 여사가) 40만 원 상당의 위스키와 전기스탠드도 잘 받았다고, 이것은 유경옥 비서에게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

유 씨는 2022년 6월 12일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하기 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유 씨와 명 씨는 김 여사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비공개 만남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와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유 씨의 거주지와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 측은 20일 샤넬백 수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김 여사는 건진법사 등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여사 선물용 샤넬백#김건희 여사#수행비서#건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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