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삼부토건 ‘키맨’ 이기훈 조사…도피 도운 조력자도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1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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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 씨가 목포에서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으로 호송되어 오고 있다. 2025.09.11 서울=뉴시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1일 오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을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주했던 이 부회장이 전날 전남 목포에서 체포된 뒤 첫 조사를 받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두 달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조력자를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7분경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특검 조사에 나온 건 7월 13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 부회장은 같은 달 1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10일 오후 전남 목포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도주 직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경찰과 함께 검거팀을 구성해 이 부회장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특검은 영장실질심사 다음날인 7월 18일 이 부회장이 서울에서 경남 진주로 이동 후 밀항을 시도할 것이란 첩보를 입수해 진주 일대를 수색하기도 했다. 이어 8월 19일에는 국가수사본부에 긴급 공개수배를 요청했다.

특검은 최근 이 부회장이 고향인 목포에 은신처를 두고 도피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뒤 잠복 끝에 은신처를 급습해 검거에 성공했다. 은신처에서 홀로 체포된 이 부회장은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사용하면서 56일간 도피를 이어왔던 것으로 확인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도피 자금 등을 건넨 것으로 파악된 조력자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된 후 도주한 이기훈 부회장을 태운 호송차가 11일 오전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9.11 뉴스1
전남 목포에서 체포된 뒤 11일 새벽 특검 사무실로 압송된 이 부회장은 ‘처벌이 두려워 도주했느냐’,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체포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특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이 부회장을 검거함에 따라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내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주가조작의 기획자이자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그는 2023년 5~7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을 주도해 수백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워 조작했다는 것.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구속 기소),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구속 기소), 조성욱 전 삼부토건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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