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2번째 베스트 그룹상…리사, 3번째 ‘베스트 K-팝’
캣츠아이, ‘MTV 푸시 퍼포먼스 오브 더 이어’
아리아나 그란데 대상격 ‘올해의 비디오’…레이디 가가 4관왕
블랙핑크의 로제가 7일(현지 시간) 미 뉴욕주 엘먼트의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MTV VMA)에서 아파트(APT.)로 ‘올해의 노래’ 상을 받고 프레스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08 엘먼트=AP 뉴시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가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에서 주요상을 거머쥐었다.
로제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해당 시상식에서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곡이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3위를 찍은 ‘아파트(APT.)’로 ‘올해의 노래’를 차지했다.
해당 시상식에서 K-팝 가수가 해당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로 해당 부분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었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환한 미소와 함께 무대에 오른 로제는 “믿을 수 없어요. 절 믿고 도와준 브루노에게 가장 먼저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쪽지를 손에 들고 시상식에 오른 그는 “12년 전 열여섯 살의 나는 TV 속 사람들처럼 제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인생에서 가장 큰 두려움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그 때 내가 한 대답에 놀랐다. 열여섯 살의 나를 실망시키는 게 두렵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열여섯 살 때 이후 자신의 노력을 보상 받는 거 같아 기쁘다면서 “공정하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순간을 바친다”고 했다.
로제는 자신의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을 이끄는 프로듀서 테디와 블랙핑크 멤버들을 거명하며 한국어로 “테디 오빠, 저 상 탔어요.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어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K-술자리 게임으로 통하는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아파트’는 빌보드 차트 외에도 영국 오피셜 차트를 비롯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에서 각종 K-팝 기수 신기록을 썼다.
미국 가수 겸 안무가 토니 베이즐(Toni Basil)의 빌보드 ‘핫100’ 1위곡 ‘미키(Mickey)’를 일부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원작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 녹음하거나 변형한 것)하는 등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환기시키며 전 세계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K-유희적 요소가 강해 ‘제2의 강남스타일(싸이)’이라는 평도 받았다.
로제는 이번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를 비롯 K-팝 가수 역대 최다인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올해의 노래’만 받았다. 하지만 ‘올해의 노래’는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에 이어 무게감을 자랑하는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임희윤 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1981년 개국한 MTV는 굉장히 미국적인 매체지만 당시 미국 X세대는 물론 전 세계 젊은이들의 음악을 비롯한 대중문화 안테나를 미국으로 향하게 한, 구심점이 된 매체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예전보다 주목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를 받았다는 건, 로제의 ‘아파트’에 대한 현지 인식이 어떠한 지 힌트를 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로제의 블랙핑크 동료인 리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미국 래퍼 도자 캣(Doja Cat)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RAYE)가 피처링한 ‘본 어게인(Born Again)’으로 ‘베스트 K-팝’을 받았다. 시상식에 불참해 영상으로 대신 소감을 전한 리사는 도자 캣, 레이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라리사(Lalisa)’, 작년 ‘뉴 우먼(NEW WOMAN)’에 이어 해당 부문을 세 번째 수상했다.
아울러 블랙핑크는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 그리고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같은 쟁쟁한 K-팝 그룹 후보들을 제치고 베스트 그룹상을 받았다. ‘베스트 그룹’은 K-팝 그룹이 유독 강세다. 방탄소년단이 2019∼2022년 4년 연속 받았고 2023년엔 블랙핑크, 작년엔 세븐틴이 차지했다. 지난 7월 월드 투어로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 블랙핑크는 이에 따라 두 번째로 해당 상을 받게 됐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는 ‘터치(Touch)’로 ‘MTV 푸시 퍼포먼스 오브 더 이어(Push Performance of the Year)’를 차지했다. 이날 ‘날리’ 등을 선보이며 프리쇼 퍼포머로 나서기도 했던 캣츠아이는 “새로운 자리라 정말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MTV VMA’ 주인공은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였다. 그녀는 ‘브라이터 데이스 어헤드(Brighter days ahead)’ 뮤직비디오로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를 받았다. 같은 곡으로 ‘베스트 팝’도 차지하는 등 3관왕을 안았다.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이번 시상식 최다 후보였던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협업’(레이디 가가 & 브루노 마스 ‘다이 위드 어 스마일’), 비롯 네 개의 ‘문 퍼슨(Moon Person)’ 트로피를 챙기며 최다 수상자가 됐다.
미국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는 정규 6집 ‘쇼트 앤 스위트(Short n’ Sweet)‘로 ’올해의 앨범‘을 받은 것을 비롯해 ’베스트 팝 아티스트‘ ’베스트 비주얼 이펙츠‘ 등 세 개 부문을 안았다.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는 차트에서 장기 흥행 중인 ‘오디너리’의 미국 팝스타 알렉스 워런(Alex Warren)이 받았다. ‘올해의 서머송’로는 미국 팝스타 테이트 맥레이의 ‘저스트 킵 와칭(Just Keep Watching)(From F1® the Movie)’이 뽑혔다. 미국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는 ‘비디오 뱅가드 상(Video Vanguard Award)’을 안았다. 미국 힙합가수 버스타 라임스(Busta Rhymes)는 초대 ‘록 더 벨스 비저너리 상(Rock the Bells Visionary Award)’을,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스타 리키 마틴은 초대 라틴 아이콘 상(Latin Icon Award)을 차지했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 실제 가창의 주인공들인 이재(EJAE)·오드리 누나(AUDREY NUNA)·레이 아미(REI AMI)가 시상자로 나서 주목 받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