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참 설명하기 힘든 존재다. 자기 생일 잔치에서 아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이런 모순적인 행동이 한 사람에게서 일어나기도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과연 무엇일까?’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로 발달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가 이 가볍지 않은 물음에 답을 찾아 나섰다. 저자는 생후 수개월밖에 안된 아기들의 행동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인간의 도덕관과 종교성, 예술적 판단, 본질주의적 사고 등은 후천적으로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런 것들은 오랜 진화를 통해 인간에게 내장됐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독특한 심리 구조가 어떻게 윤리와 사회적 연대, 문화로 확장되는지를 그려낸다.
“아이들은 만 2세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고 그들의 기분이 좋아지도록 행동한다. 또한 아기들은 공감적 분노도 드러냈다.”(4장 ‘선과 악’ 중)
인간이라는 참 독특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생물의 여러 특징을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 한편으로는 인간성이 타고나는 건지, 만들어지는 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를 안들 작금에 하루가 멀다고 비인간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막고, 치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슨 쓸모가 있을지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저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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