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작고 검은 점이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3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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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이량덕 지음/52쪽·1만5000원·사계절


작고 검은 점 하나. 이 점은 문의 손잡이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밖을 향해 문을 비스듬히 열어 젖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 문고리였던 점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식물의 씨앗이 되고, 이후엔 시곗바늘을 고정하는 부품이 된다. 바다를 바라보는 눈, 우산 꼭지, 누군가의 점이나 목걸이 펜던트로 변하기도 한다. 시간을 되돌려보고 싶은 마음, 즐거운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비 오는 소리를 담아보고 싶은 마음 같은 여러 생각과 마음들이 이 작은 점 하나를 중심으로 매번 새롭게 펼쳐진다.

하나의 그림마다 짧은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이어지지만, 모든 그림 안에 작고 검은 점이 놓여 있다. 말 그대로 ‘시작점’이다. 점 하나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사유와 이야기는 책 마지막에 이르러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상상에 뛰어들기를 권하듯 비스듬히 열린 문의 손잡이로 다시 변한다. 점 하나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그림책만의 묘미를 살렸다.

#문고리#점#상상#그림책#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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