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감정-상식 없는 AI, 도덕적 판단 가능할까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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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역사/토비 월시 지음·김성훈 옮김/240쪽·1만8000원·세종연구원


단순한 계산기에서 시작해 이제는 인간과 비슷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기까지 인공지능(AI)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AI는 정말로 창의성을 지닐 수 있고 도덕적인 판단마저 가능해질까.

우리의 일상에 빠른 속도로 스며들고 있는 AI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고 친근한 문체로 풀어낸 책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에서 AI를 연구하는 저자는 AI 분야에서 500편이 넘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여러 국제 학술지의 편집장과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자동 추론, 제약 프로그래밍, 기계 학습 등 AI의 다양한 영역을 연구한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건 AI가 인간의 지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AI는 본질적으로 ‘인공적’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흉내내며 발전해 온 과정을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눠 보여준다. 첫 번째는 ‘기호의 시대’로 AI가 단순한 계산을 하는 수준에서 시작해 스스로 사고하는 존재로 성장하는 초기의 여정을 말한다. 그다음 ‘학습의 시대’는 이른바 ‘딥러닝’이라고 불리는 시기. 컴퓨터가 인간처럼 무언가를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과정에 돌입한 걸 의미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AI가 감정이나 상식이 결여된 기계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그러면서도 이 기술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거대한 변혁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짚는다. AI 윤리 문제 등을 보다 진지하게 논의하고, 대중과 전문가에게 AI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할 의무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책은 역사적인 사례와 실생활의 예시가 적절히 배치돼 있다. 독자가 AI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나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도록 돕는다. 또 AI가 현재와 미래 사회에 미칠 긍정적 영향과 부작용을 모두 짚은 점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이제 AI와 관련된 윤리적·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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