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로 장을 마쳤다. 2025.8.1/뉴스1
정부가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해당 개편안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8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 A 씨가 지난달 31일 올린 ‘코스피 붕괴를 막기 위해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3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8만8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국회법 등에 따라 등록 30일 내 100명의 동의를 받으면 모두에게 공개되고,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에서 공식 심사 대상으로 다뤄진다.
A 씨는 “양도소득세는 대주주가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팔면 그만인, 회피 가능한 법안”이라며 “그만큼 세금 회피용 물량이 나오게 되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만히 놔두면 오르는 엔비디아와 국장에서 세금을 똑같이 낸다면, 누가 국장을 하겠나? 미장이랑 국장이랑 세금이 같다면, 어느 바보가 국장을 하나? 연말마다 회피 물량이 쏟아지면, 코스피는 미국처럼 우상향할 수 없다. 다시 예전처럼 박스피, 테마만 남는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도세 기준을 10억으로 설정했다고 치면 정말 딱 10억 맞춰서 들고 있을 수 있나? 대부분 7억, 8억부터 미리 팔아버린다. 손익 통산도 안 되고, 금투세보다도 더 억울한 법안”이라며 “100억 들고 있는 사람이 돈 많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내야 하나? 양도세 안 내려면 20종목 이상 분산 투자라도 해야 하나? 차라리 그냥 엔비디아 몰빵하는 게 낫다. 국장에서 돈 많이 번 순서대로 내는 것도 아니고, 많이 들고 있는 게 죄라서 내는 건가? 그렇다면 당연히 국장을 팔고 미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0억으로 사다리 걷어차지 마시고 제발 국장에서 장기 투자하는 문화, 텐배거(주식 가격이 10배 이상 상승한 종목을 이르는 용어)의 꿈 좀 지켜 달라. 배당 분리과세 받자고 양도세 20%씩 내면서 국장을 홀딩할까? 배당금 몇 % 세금 아끼자고? 배당 분리과세는 몇 푼 되지도 않는 혜택이다. 필요 없다. 미장에 주식 우상향하면서 배당 더 잘 주는 곳들 많다. 그러니 제발 대주주 양도세 기준 하향은 멈춰 달라. 국장에서 돈 벌면 세금 내야한다. 돈 많이 가진 순서대로 세금내서, 이상한 포퓰리즘으로 다 떠나게 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양도세 과세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들 하지만, 과거 선례는 그렇지 않다”며 해당 개편안을 지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종목당 1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다시 25억 원으로 낮추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25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다시 10억 원으로 낮추었으나 당시 주가의 변동은 거의 없었다. 윤석열 정권이 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면서 이 요건을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크게 되돌렸지만, 거꾸로 주가는 떨어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제 개편안은 코스피5000을 비롯한 이재명정부 국정과제의 재원을 마련하고,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기반을 원상회복하는 것”이라며 “당과 정부는 세제개편안 준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며,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세금 35.6조를 걷겠다며 발표한 세제개편안으로 하루 만에 시총 100조 원이 증발됐다. 법인세 인상, 증권거래세 인상,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10억 강화 등 ‘이재명표 세제 폭주’가 시장을 직격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세금 폭탄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국민 자산을 파괴하며 민생을 혹한기로 몰아넣고 있다. 다수의 횡포로 민주주의마저 무너뜨린다면, 대한민국 호는 침몰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 경제를 무너뜨리는지, 국민은 단 하루 만에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강성 지지층에 갇혀 시장 원리는 무시하고, 포퓰리즘만 쫓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폭주에 기업은 지치고, 투자자는 도망가고, 국민은 분노한다. 100조 원 증발은 예고편일 뿐, 진짜 본게임은 지금부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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