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 AI 기술격차 갈수록 더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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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AI데이터센터 美-中 등 집중
AI 주권 미확보땐 ‘AI 종속국’ 전락”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국가 간 AI 기술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옥스퍼드대에서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등 전 세계 컴퓨팅 인프라 분포를 조사한 결과 세계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의 90% 이상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컴퓨팅 시설인 ‘컴퓨팅 파워’가 있는 국가가 총 32개국으로 집계됐다. 반면 아예 관련 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150개국이 넘는다. 컴퓨팅 파워 숫자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6개로 가장 많고, 중국이 22개였다. 유럽은 EU 28개와 비EU 국가 8개로 36개였다. 중국 외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 5개, 일본 4개, 한국 4개 등의 컴퓨팅 파워가 있었다.

이 같은 AI 컴퓨팅 파워 불균형이 나타난 것은 결국 비용 문제다. 우선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필요한 AI 칩 대부분을 엔비디아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하나를 구축하려면 한 장에 3만∼4만 달러에 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 개가 필요하다. 여기에 막대한 전기와 냉각 설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선진국들은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시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NYT는 AI 기술력이 국제 정치와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최첨단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기술력의 핵심인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GPU의 보유 여부가 과학 기술, 산업 혁신, 신약 개발, 국방 전략까지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무기가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주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디지털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옥스퍼드대 빌리 레돈비르타 교수는 “AI 시대의 석유는 컴퓨팅 능력”이라며 “이 자원을 가진 국가가 미래의 패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데이터센터#산업 혁신#AI 인프라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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