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친 ‘AI 디바이드’]
작년 AI 강의료 1인 평균 29.5만원
비용 올랐지만 강의 구매 되레 늘어
“교육 인프라 부족에 사교육 찾아”
미국 아이다호주에 사는 자동차 정비사 트래비스 태너가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영적 각성’을 경험했다고 믿으며, AI를 단순 프로그램이 아닌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그는 현실과의 경계를 잃고 가족과의 관계가 악화돼, 14년간 이어온 결혼생활이 위태로워졌다.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3년 차 직장인 A 씨(27)는 지난해 한 강의 플랫폼에서 약 20만 원을 지불하고 챗GPT 활용 강의를 수강했다. 그동안은 챗GPT를 검색 도구 수준으로 사용했지만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면서 활용 방식에 따라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A 씨는 “마케팅 캠페인 카피 작성, 시장 상황과 제품 분석까지 강의 내용을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와 기술 습득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높아지면서 관련 사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청소년 시기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학습 또는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AI 강의 수강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직무교육 플랫폼 패스트캠퍼스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유료 AI 강의의 1인당 평균 수강료는 2023년 23만5334원에서 지난해 29만5311원으로 1년 새 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AI 강의 구매 수도 1.49개에서 지난해 1.78개로 늘었다. 수업료 부담이 늘었는데도 AI 강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한때는 AI 강의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구매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점점 개인의 AI 역량이 강조되면서 수요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교육에 대한 수요는 특정 플랫폼에서만 보이는 현상은 아니다. 콘텐츠 플랫폼 클래스101에서는 챗GPT 활용 강의 수만 34개에 달하고,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AI 도구 사용법에 대해 다룬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직장인들뿐 아니라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의 AI 사교육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김모 씨(37)는 최근 사설 교육업체에서 100만 원 넘는 강의료를 지불하고 AI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수강했다. 100만 원이 적은 부담은 아니었지만 AI를 잘만 활용하면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는 “AI의 중요성은 큰데, AI를 배울 수 있는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보니 너도나도 사교육 업체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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