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2나노 전쟁’… 삼성전자 “반격 기회”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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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SMC 나란히 “하반기 양산”
삼성, 1.4나노 미루고 수주 집중
TSMC “내년 상반기 실적에 기여”
日 라피더스도 시제품 제작 성공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모두 올해 하반기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계획을 밝히고, 일본 라피더스도 2나노 시제품 제작에 성공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2나노’ 전쟁에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차세대 공정인 ‘2나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성능 칩에 적용되는 기술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2나노 공정을 향후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꼽는다. AI, 자율주행,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제조하는 초미세 공정이 고객사들의 선택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지금까지는 TSMC와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3나노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었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나노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객사 확보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의 부활이 2나노 양산 성공에 걸렸다는 인식에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등에서 2나노 공정 라인 구축을 진행 중이다. 2027년으로 계획했던 1.4나노 양산 시점도 2029년으로 미루고 2나노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 쓰였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2나노 양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안정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GAA는 전류가 새는 것을 최소화해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다만 TSMC 등 삼성전자의 경쟁사들도 2나노 양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최근 2분기(4∼6월) 실적 설명회에서 “하반기에 2나노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양산 과정은 3나노와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2나노 제품의 가격이 3나노보다 높으므로 이익 창출도 3나노보다 높아 하반기부터 양산되면 내년 상반기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의 올 1분기(1∼3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인 67.6%다. 2나노 시장도 주도해 다른 기업들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다.

일본이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세운 기업인 라피더스도 최근 2나노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2022년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파운드리 연합으로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등이 참여했다. 4월 지토세 공장 가동을 시작한 라피더스는 이달 10일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인 트랜지스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1.4나노 양산 시점을 미루고 2나노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빅테크 수주를 따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삼성전자 주가는 4영업일 연속 상승하고 외국인의 보유율이 50%를 넘기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18일 기준 6만7100원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공정보다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2나노 고객 수요가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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